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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음압병상 없어 '청도→부산'간 사망자…전국 부족현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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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대구·경북 환자수는 352명…음압병상 수는 88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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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오전 9시 기준) 대비 50명이 증가한 21일 오후 대구의료원에 출입문 통제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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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급증하면서 음압병상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은 이미 음압병상이 부족해 환자 일부가 병상이 마련될 때까지 자택에서 대기하거나 일반 병상을 이용하는 실정이다. 코로나19 두 번째 사망자는 음압병상이 없어 청도 대남병원에서 부산대병원까지 이송됐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평상시 공공의료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던 부작용이 이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사망자, 음압병상 없어 청도서 부산으로 이송


2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청도 대남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두 번째 사망자는 음압병상이 부족해 사망 전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음압병상은 기압 차이를 둬 공기 중 바이러스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는 시설이다.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확진 환자가 폭증하면서 이같은 음압병상 부족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대구 확진 환자들은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자택에서 대기했다. 환자 20명은 결국 일반 1인실에서 격리 치료를 받게 됐다.

환자가 계속해서 늘어난다면 1인실도 부족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4시 기준 대구·경북 환자는 352명으로 전체 환자 433명의 81.3%에 달한다. 그러나 대구의 음압병상 수는 54개(병실 33개)이고, 경북은 34개 병상(병실 32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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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D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 / 사진제공=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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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만큼 이같은 음압병실 부족현상은 전국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전국 음압병상은 1027개(병실 755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83개(병실 239)로 가장 많고, △경기 143(113) △부산 90(59) △경남 71(56) △인천 54(54) △강원 32(25) △대전 27(24) △충남 26(22) △전남 26(20) △충북 23(18) △제주 17(16) △광주16(16) △울산 8(8) 순이다.

대구와 경북은 이미 지난 21일 기준 음압병상 가동률 100%를 기록했다. 서울은 64.5%이고, 전북 은 62.5%다. 이외에 △부산 40% △인천 43.8% △광주 33.3% △대전 37.5% △경기 53.8% △강원 16.7% △충북 40% △충남 42.9% △경남50% △제주 12.5%로 집계됐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음압병실이 부족해지면 중증 환자들만 음압병실을 사용하고, 경증인 환자들은 1인실에 치료를 받게 된다"며 "만약 환자가 더 늘어나면 아주 경증인 환자들은 집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 부랴부랴 대책 세워…"감염병예방 인프라 투자 부족"

음압병상이 부족하자 보건당국은 부랴부랴 대구의료원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등에서 307개 병상을 추가로 확보했다. 대구시는 두 병원을 코로나19 환자들만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 전체 또는 병동을 비우는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했다.

보건당국은 다른 시도에도 감염병전담병원을 지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감염병전담병원이 되면 기존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최재욱 고대의대 예방의학과교실 교수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후 민간병원에서는 감염관리 인프라를 개선했지만 공공 부분에서는 이 부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 또는 지정해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안이 개정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공약과 100대 국정과제에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현재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곳은 국립중앙의료원과 조선대병원뿐이다. 이마저도 중앙의료원은 부지 문제로 아직 첫 삽을 뜨지도 못했고, 조선대 감염병 전문병원도 2022년에야 정상가동 된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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