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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학계 "위기단계 '심각' 격상해야…온 국민이 대응하는 '완화'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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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완화전략' 전환해야…전 국민이 대응하는 수준

70~80대 치명률 9%까지 높아질 수도

헤럴드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23일 오전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 앞 도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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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대한감염학회 등 의학단체들이 정부 위기경보를 현재의 경계 단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부 단계서 나아가 온 국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응하는 '완화전략'으로 전환도 필요하다고 했다.

23일 학계에 따르면 범학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책위원회는 지난 22일 브리핑을 열고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문제에 대해 답변했다.

먼저 정부 위기경보를 현재의 ‘경계’ 단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보통 지역사회 감염이 유행한다고 판단하면 심각 단계로 격상한다"며 "현재 특정 종교집단과 연관된 사례가 진단되고 있으나 한번에 많은 환자가 진단돼고 있어 역학적 고리를 못 찾는 환자가 확진될 것이고, 지금부터 선제적으로 심각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은화 서울대의과대 소아과학교실 교수는 "대구·경북지역에서 많은 환자가 늘었지만 이런 증가세가 다른 지역에서도 생길 수 있는 초기 상태"라며 "지금은 확진자의 접촉자 위주로 격리하는 것만으로 증가 추세를 막을 수 없기에, 모든 국민이 예방수칙을 지켜야만 폭발적인 환자를 막을 수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보 단계를 격상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초기 격상해 폭발적인 환자가 생길 수 있다. 초동 대응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뉜다. 해외 신종 감염병의 '발생 및 유행'(관심), '국내 유입'(주의), '제한적 전파'(경계), '지역사회 전파 또는 전국적 확산'(심각) 등 상황에 따라 단계가 하나씩 올라가는 식이다. '심각' 단계부터는 행정안전부 등 관련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협조해 범정부대책지원본부를 운영하고, 행안부가 필요인력과 시설 지원, 재난 관리기금과 특별교부세 지원 등에 대한 상황을 컨트롤하게 된다.

대응 방식도 봉쇄 전략에서 완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권고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봉쇄 전략은 국가가 어떻게 유입을 막을 것인가, 진단키트를 어떻게 잘 만들 것인가에 집중돼 있고 주체도 국가나 의료기관이 담당한다"며 "완화 전략으로 가면 전 국민이 동참해야 한다.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제한적인 생활에 참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증 호흡기 감염환자가 응급실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백진휘 인하의대 응급의학과 과장은 "응급실에서 진료하는 의료진이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발열 호흡기 환자를 격리하면서 동시에 중증환자 치료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며 "그런데 점점 차질을 빚는 사태가 다가오고 있으며 일부는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폐렴환자를 선제 격리하다보니, 다음에 오는 호흡기 환자를 다른 데로 보내야하고 그게 제때 안되면서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와 경증환자를 위한 호흡기 진료소 등을 공유하면서 응급실에 몰리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증호흡기 환자의 경우 대형병원에서 집중시키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층의 경우 치명률이 급증하는 것으로 봤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모든 국민, 전 세계인이 면역이 없기에 바이러스가 조금만 묻어도 감염된다"며 "소아는 증상이 경미하고, 사망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60대 이상의 경우 사망률이 높아져서 70, 80대는 8~9%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침할 떄 튀어나오는 비말이 코와 눈, 입에 묻어 감염된다"며 "콧물을 닦느라 손에 묻은 콧물을 여러 환경에 오염시키게 된다. 그런 환경에 부지불식간에 손이 묻어서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소아는 낮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최은화 교수는 "현재까지 소아의 감염환자 수는 적다. 유행 초반이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 외국 여행, 혹은 사회 활동이 광범위한 인구연령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소아는 노출 기회가 적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염된 아이의 증상이 성인 또는 노인에 비해 경미한 것은 바이러스와 싸우는 환자의 면역력, 염증반응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소아는 성인에 비해 바이러스와 싸우는 능력이 약해 경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아·청소년에게 철저한 기침 예절, 손씻기를 가르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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