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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양지원 "전역 후 예상 못 한 공백..'미스터트롯'에 다 걸었죠"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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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심언경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햇수로만 20년을 넘겼다. 26년 인생 대부분을 트로트에 쏟아부었다.

일찍이 재능을 찾아 시작한 만큼, 탄탄대로만 걸을 줄 알았다. 하지만 꽃길은 멀고 멀었다. 일본에서의 화려한 데뷔를 꿈꿨지만, 그가 노래할 수 있는 곳은 가라오케와 지하철 역 뿐이었다.

더욱 단단해졌고 간절해졌다. 쉬이 얻은 기회가 아니었기에, 모든 걸 거는 심정으로 임했다. TV CHOSUN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트로트 가수 양지원의 이야기다.

이하 양지원과 일문일답.

Q. 어린 나이에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다.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말씀하시기를, 제가 노래를 못 부르면 아팠다고 하시더라. 항상 '너 뭐 될 거야?' 물어보면 가수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소리가 굉장히 크고, 노래에 대한 열정이 많았다. 유치원에서 학예회를 할 때도 항상 무대에 올라가서 노래를 부르곤 했다.

Q. 최근까지 고깃집,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들었다. 의도치 않았던 공백기를 견디기 쉽지 않았을 텐데.

소속사가 군 복무 중 파산했다. 할 일이 갑자기 사라지기도 했고, 마음을 추스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아는 분이 하시는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1년 정도는 마트 캐셔로 일했다.

많이 배웠던 시기다. 행복했다. 가수 양지원이 아닌 인간 양지원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 배우는 게 많았다. 단단해진 계기가 됐다.

Q. '미스터트롯'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을 것 같다. 특히 첫 무대 '미스 고' 때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더라.

모든 걸 걸겠다는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다. 끝나고 보니까 내가 너무 긴장한 게 마이너스였던 것 같다. 처음에는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나고, 대중이 어떻게 바라봐주실지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또 한솥밥을 먹었던 장윤정 누나, 현빈이 형이 멘토로 나와계시니까 무대 할 때 앞을 못 쳐다보겠더라. 첫 무대 전 생수 한 병을 다 먹고, 다른 참가자의 물까지 얻어 마셨다. 정말 부담감이 많은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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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스터트롯' 출연 이후 인생이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팬들의 응원이 뜨겁던데.

팬분들이 투표를 열심히 해주셔서, 서대문에 전광판이 걸린다고 하더라. 그래서 오늘도 전광판에 쓸 사진을 찍으러 간다. 도도한 표정으로 찍은 프로필이 많은데, 많이 웃으며 촬영에 임하려고 한다.

Q. 향후 계획은?

당장 3월 28일 인천계양문화회관에서 콘서트 겸 팬클럽 창단식이 있다. 공연명은 '양지원의 선물'이다. 제가 팬분들께 공식적으로 드리는 선물이라는 의미다. 고퀄리티의 음향과 연출을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다. 아이돌 팀만 전문으로 하는 스태프도 붙었다. 양지원만이 보일 수 있는 무기가 뭘까 고민하고 있다. 제가 불러온 노래,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 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팬분들과 소통하고 싶다.

Q.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진심과 최선을 다해서 노래를 부르는 보컬리스트가 되고 싶다. 정통 트로트 안에는 희로애락이 다 담겨 있는데, 아무나 함부로 시도할 수 없는 벽 같은 장르다. 연습할 부분도 많고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돼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통 트로트가 마니아분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듣는 분들이 주인공이 된 것처럼 빠져서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다.

Q. 롤모델이 있다면?

나훈아 선생님과 장사익 선생님이다. 두 분은 대한민국 국보급 가수고, 아직 콘서트를 하고 계시지 않나. 그분들처럼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성장해서, 계속 콘서트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미래의 양지원은 어떤 가수가 돼 있을까.

20년 후에는 제작을 해보고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듀싱을 도맡아서 잘 됐을 때 희열감과 짜릿함을 느껴보고 싶다. '양지원 곡을 받아보고 싶다' 같은 소리를 들어 보는 게 꿈이다. 지금의 가수 활동은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저는 '음악인'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음악인이 되고 싶다.

Q. 원하는 수식어가 있다면?

없으면 안 되는 물 같은 존재가 되겠다. 오래도록 질리지 않고 꼭 필요한 보컬리스트로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겠다. 또 좋은 목소리를 들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너무 미워하지 마시고 제 발랄한 모습을 봐달라.

/notglasses@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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