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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제 '진보' 샌더스를 멈출 수 없다"…美 네바다주 46%대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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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부티지지·바이든 등 중도 사분오열

NYT "샌더스, '슈퍼 화요일'까지 독주할 수도"

부티지지 "미국인 대부분 배제하는 이념 혁명"

2위 재기 바이든 "난 사회주의자아닌 민주당원"



샌더스 "다세대·다인종 연합 이뤄내…美 전역 휩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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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미 민주당 네바다주 경선에서 20%포인트 이상 대승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승리를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오른 주먹을 치켜들어 보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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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3차전이 열린 네바다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압승했다. 샌더스는 개표 중반 대의원을 46% 이상 확보해 2위 조 바이든 전 부통령(19.2%), 3위 피트 부티지지(15.4%)를 20%포인트 이상 큰 격차로 따돌렸다. 1차전 아이오와, 2차전 뉴햄프셔에선 근소한 차이로 부티지지와 1승씩 나눠 가진 뒤 이번엔 완벽한 승기를 잡은 셈이다. 민주당 중도진영이 분열한 상황에서 진보 후보 샌더스의 독주를 당분간 막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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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 네바다 경선 결과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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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는 네바다에서 최근 여론조사 평균 30%보다 15%%포인트 이상 넘어서는 돌풍을 일으켰다. 네바다가 백인 유권자 비율이 90% 안팎인 아이오와·뉴햄프셔와 달리 백인 비율은 48.7%에 불과하고 중·남미계인 라티노 29.0%, 흑인 10.1%, 아시아계 8.7%에 이른다.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유색인종 비율이 50% 가까운 곳에서 대승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29일 4차전이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도 흑인 27.1%, 라티노 5.8%로 유색인종이 많은 곳으로 여론 조사상 바이든과 1위를 다투고 있다.

샌더스는 이날 밤 AP통신과 CNN 방송이 자체 예측을 통해 "샌더스의 네바다 승리"를 확정적으로 보도한 직후 연설에서 "우리는 네바다에서 다세대, 다인종 연합(multigenerational, multiracial coalition)을 만들어 냈고 이는 네바다의 승리에 그치지 않고 이 나라 전역을 휩쓸 것"이라고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다른 어떤 후보의 선거운동도 우리처럼 풀뿌리 운동을 갖고 있지 못한 점도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또 다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와 그 친구들은 우리 국민을 피부색과 출생지, 종교와 성적 지향에 따라 분열시킴으로써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정확히 그 반대로 하기 때문에 승리할 것이며, 우리 국민을 하나로 뭉칠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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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미 민주당 네바다주 경선에서 3위로 내려앉은 피트 부티지지 후보가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민 대부분이 지지하지 않는 방식으로 경제를 재편하려 한다"고 비난했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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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이날 "네바다에서 대승은 샌더스에게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와 그 직후 3월 3일 슈퍼 화요일(14개 주 동시 경선)에서 한바탕의 가속도를 붙게 했다"며 "여전히 분열된 민주당 중도진영으로선 후보 지명을 향한 그의 행진을 늦추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부티지지와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과 초반 4차전을 건너뛴 채 장외에선 TV 광고비 등으로 4억 달러 넘는 선거비용만 쓰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사분오열(四分五裂)로는 샌더스 돌풍을 멈추기 힘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3위에 그친 부티지지는 샌더스의 사회주의 이념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샌더스를 후보로 지명하려고 서둘기 전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냉철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경고하면서다. 그는 "샌더스 상원의원은 대부분 미국인과 대부분 민주당원을 배제하는 융통성 없는, 이념적 혁명을 믿는다"며 "샌더스는 대부분 미국인과 민주당원이 지지하지 않는 방식으로 경제를 재편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념적 순수성을 우선할지, 포용적 승리를 우선할지 선택의 기로 앞에 놓여있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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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미 민주당 네바다 경선에서 2위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환호하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손가락으로 제스처를 해 보이고 있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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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선두주자에서 1차전 4위, 2차전 5위 추락했던 바이든이 네바다에서 2위로 오르며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바이든은 이날 "네바다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선 승리할 것"이라며 "미 전역에 걸쳐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좋은 느낌을 갖고 간다"고 말했다. 흑인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전체 인구 비율은 27%지만 민주당 경선 참여자로는 6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바이든도 "나는 사회주의자도 아니고, 금권정치가·부호도 아닌 민주당원"이라며 샌더스와 억만장자인 블룸버그를 동시에 겨냥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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