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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코로나19 확산 속 위기경보 '심각' 격상…신종플루 이후 11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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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오늘(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겠다고 밝힌 것은 현 사태를 바라보는 정부의 엄중한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신천지대구교회와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해 환자 수가 하루가 다르게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앞으로 며칠, 또는 1∼2주가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결정적 순간'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고려한 셈입니다.

현행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네 단계로 구분됩니다.

해외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거나 유행'(관심), '국내에 유입'(주의), '국내 유입된 해외 신종 감염병이 제한적으로 전파'(경계), '국내 유입된 신종 감염병이 지역사회로 전파 또는 전국적으로 확산'(심각) 될 때 각각 단계가 올라갑니다.

앞서 정부는 올해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오자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올렸습니다.

일주일 뒤인 27일 환자가 4명으로 늘어나면서 위기 경보는 '경계'로 한 단계 더 올라갔습니다.

위기 경보를 '경계'로 한 것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가 유행했을 때 이후 처음입니다.

신종 인플루엔자 때에는 질병이 유입된 지 약 6개월 만에 '심각' 단계까지 간 바 있습니다.

정부는 어제(22일)까지만 해도 현행 방역 체계를 '경계'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일부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하기는 했지만,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환자들이 불특정 다수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전국적 지역감염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에서입니다.

그러나 오늘 오전 9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누적 환자가 500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2일 기준 국내 환자 수(346명)는 일본 크루즈선(634명)을 제외하면 중국 외 지역에서 가장 많습니다.

현재 진단 검사 중인 사례가 6천여 건인 점을 고려하면 환자 수는 더 늘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미국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travel advisory)를 기존의 1단계에서 2단계로 조정하는 등 해외 국가에서 국내 코로나19 발병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점도 상향 결정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의료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위기경보를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미 내놓은 바 있습니다.

대한감염학회, 한국역학회 등 의학 단체로 구성된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는 어제(22일) 기자 간담회에서 코로나19의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등급으로 상향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인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많은 환자가 나오면서 역학적 고리를 못 찾는 사례도 다수 나올 것이다. 진짜 우려되는 건 앞으로 일주일의 상황"이라며 환자 수가 더 늘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한림대 의대 교수) 역시 "환자가 전국에서 발생하는 만큼 대응을 '심각' 단계로 올려야 할 것"이라며 "중앙 정부·질병관리본부의 대응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으니 지방 주도의 방역체계를 단시간에 꾸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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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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