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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신천지에 성지순례단·온천교회···집단감염 속출에 당국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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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전파 양상이 달라졌다. 첫 발생국인 중국에서 유입된 1차 유행이 지역사회 전파라는 2차 유행으로 넘어간 모양새다.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신천지 대구교회와 청도대남병원 뿐만 아니라 소규모 집단 감염 사례까지 속속 등장하며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3일 오후 4시 현재 코로나 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69명 증가한 602명으로 늘었다. 확진자가 늘어나며 전국 곳곳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은 속속 나타나는 집단 감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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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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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감염 사례 중 가장 심각하고 규모가 큰 곳은 신천지대구교회다. 확진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확진자(556명) 중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사례는 309명으로 전체의 55.6%”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 확진자가 추가되며 신천지 관련 환자는 326명이 됐다. 전체의 54.2%다.

코로난 19 사태 이후 첫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청도대남병원도 규모가 큰 데다 병원 내 감염이 발생한 만큼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확진자 111명(의료진 포함) 중 22일까지 4명의 사망자가 나오며 긴장의 강도는 더 커지고 있다.

정신병원은 각종 질환 등을 앓으며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 등이 좁고 밀폐된 공간에 모여 있어 감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게다가 확진자들이 앓고 있는 기저 질환으로 인해 사망자 발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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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4시 기준 신종코로나 확진자 111명이 격리돼 있는 청도 대남병원. 5층 검은색 창문이 정신병원이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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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방역 당국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두 곳을 제외한 소규모 집단 감염 사례가 이어지는 데 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단과 부산 온천교회, 병원 내 감염이 발생한 서울 은평성모병원 등이 새로운 뇌관으로 등장했다.

소규모 집단 감염 사례 중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8~16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39명 중 22일 현재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에 사는 여행가이드 1명과 경북 지역 주민 17명이다.

정 본부장은 “(성지순례단의) 감염경로와 관련해 이스라엘에서 환자 발생동향이 없는 만큼 국내에서 아마 노출돼 여행기간 동안 상호교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발병 일시나 감염 경로에 대한 심층적인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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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코로나19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에 신천지교회 신도의 출입을 금지와 예배를 온라인으로 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송봉근 기자 (2020.2.23.송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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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온천교회도 이날 새로운 소규모 집단 감염의 발생지로 떠올랐다. 부산시와 질본에 따르면 코로나 19 확진자 8명이 온천교회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우한에서 입국한 교민의 아들로 부산 첫 확진인 A씨가 이 곳의 종교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아버지는 우한에서 입국한 교민으로 지난 1~16일 임시생활시설인 경찰 아산개발원에 격리된 뒤 두 차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질본에 따르면 A씨의 아버지는 22일 재검사에서도 음성으로 확인됐다.

정 본부장은 “온천교회 확진자들의 증상 발현일이 지난 19일인 것으로 보아 지난 16일 온천교회 종교행사에서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신천지 교회와 관련은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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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이동을 돕는 이송요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1차 양성 판정을 받아 외래진료가 중단된 21일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 임시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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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집단 감염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병원 내 감염이 발생한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는 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환자 이송요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접촉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입원 환자 1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 본부장은 “이송요원인 확진자는 지난 2일 발열과 기침 등의 증상이 발생했고 302명의 접촉자 중 입원 환자 75명은 1인실 격리, 퇴원환자와 직원은 자가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 확진자인 입원 환자는 2일 증상이 발생한 뒤 지난 5~22일 은평성모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에서 발생한 7명의 확진자 사례도 소규모 집단 감염 사례로 볼 수 있다. ‘한일관→명륜교회→종로구 노인종합복지관’으로 이어지는 감염 고리를 밝혀 내며 7명 중 4명이 종로구 노인종합복지관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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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사례 역학조사에 따른 추정 감염경로.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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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집단 감염 발생이 이어지면서 질본은 추가 감염과 2ㆍ3차 전파를 막기 위해 집단의 성격과 규모 등에 따라 차별화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대량발생 위험인 신천지 교회와 관련해 신도와 신도의 가족, 밀접접촉자로 인한 2ㆍ3차 전파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조치와 검사 대응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청도대남병원과 관련해 정 본부장은 “정신병동 환자들의 경우 2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감염된 상태인 데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난 상황이라 안전한 치료와 관리를 통한 적정 치료를 제공해 환자 관리를 안전하게 하는 것이 가장 주안점을 가지고 관리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본부장은 “은평성모병원이나 부산의 사례들(온천교회), 성지순례 같은 소규모 집단발병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신속한 감염원 조사와 접촉자에 대한 조치를 통해 더 이상 환자가 발생하지 않게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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