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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급매물 찾는데, 호가 안떨어지네"…규제지역 수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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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영통구, 권선구, 장안구가 조정지역대상에 새로 지정된 경기 수원 일대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급매물 찾는 전화가 많이 오는데, 기대보단 급매가 없다. 호가도 눈에 띄게 떨어지지 않아서 팔려는 집주인과 사려는 사람들이 기싸움 하는 느낌이다.”

정부가 21일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한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안양 만안구, 의왕시 주택시장에 아직 큰 요동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매수·매도 문의가 줄어들면서 관망 분위기가 번지고 있단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숨고르기를 거친 후엔 우상향 기세를 다시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20대책 전 신고가 찍고…이후엔 ‘거래 주춤’

23일 업계에 따르면 추가 조정대상지역 지정 및 주택담보대출(LTV)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정부의 2·20 대책 발표 직전까지 규제 예정지역에선 최고가 경신이 잇따랐다. 하지만 대책 후로는 거래 흐름이 끊겼다.

수원 영통구 망포동의 ‘래미안영통마크원’ 1단지 전용면적 114㎡짜리 아파트는 정부의 2·20 대책 발표 전에 6억8000만원까지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4억원대 후반~5억원대 초반에 거래되던 아파트가 이달 초 6억3000만원에 팔린 뒤 다시 최고가를 찍은 것이다. 현재 호가는 7억5000만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인근 ‘영통아이파크캐슬’도 사정이 비슷하다. 1단지 전용 80㎡짜리 아파트 거래가가 대책 발표 직전에 6억2800만원까지 올랐다. 석달 전 4억8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가까이 급등한 가격이다. 현재 호가는 6억6000만원까지 올라 있다.

망포동의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영통이 규제지역으로 묶일 것이란 말이 돌면서 거래할 사람들은 미리했다”며 “이제는 집주인들이 올린 호가를 그대로 두거나 아예 매물을 거두는 반면, 사려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급매를 찾고 있으니 거래가 안된다”고 말했다.

의왕시의 대장주인 내손동 ‘포일자이’ 아파트단지에도 관망세가 짙게 깔렸다. 대책 발표 직전 8억원 중반대에서 거래된 전용 115㎡의 거래가 일단 멈췄다. 인근 D중개소 관계자는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기 직전에 8억8000만원까지 거래된 걸로 안다”며 “지금 호가는 9억원, 9억3000만원까지 뛰었지만 매수자들이 움츠러들어 당분간 매매는 주춤할 것”이라고 봤다.

◇“교통호재 살아있으니…쉬었다 또 오른다”

새 조정대상지역들에선 한동안 관망세가 이어진 뒤 다시 집값 상승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단순히 강남 4구 등 서울 집값을 누른 데 따른 풍선효과만이 아니라 지역 호재가 더해져 지금껏 큰 폭으로 올랐단 이유에서다. 실제로 수원 영통·권선·장안구는 신분당선 연장, 인덕원~동탄선 교통 호재를 맞았다. 안양 만안구도 월곶~판교선, 의왕시는 월곶~판교선·인덕원~동탄선 등 신설 교통망 수혜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의왕시 내손동 P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규제지역으로 묶인 건 악재지만 교통호재가 있으니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며 “조정대상지역이 됐다고 값 떨어지는 동네 봤냐”고 반문했다. 안양 만안구의 ‘래미안 안양메가트리아’ 아파트를 중개하는 C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용 79㎡짜리가 6억8000만원까지 거래됐는데 조금만 더 지나면 7억원은 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관계자는 “싸게 나온 매물 두어 건은 12·16대책에 따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는 6월 전에 팔려고 내놓은 것”이라며 “더 내야 할 세금을 집값에 얹어 오히려 호가를 더 올린 집주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원을 비롯해 그간 저평가됐던 지역들이었기 때문에 규제지역으로 지정됐어도 향후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며 “교통호재 등이 사라지는 게 아니니 잠시 심리적으로 위축될 순 있어도 큰 틀에서 우상향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단기급등하던 호가가 숨을 고르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수요자 관망 움직임이 보인다”면서도 “이미 조정지역이던 수원 팔달구, 용인 수지구나 투기과열지구인 광명시 일대의 가격상승이 꾸준한 점을 감안하면 가격 조정양상까지 이어지기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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