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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월요일이 무섭다" 울산시민 일상 바꾼 '코로나19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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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거제 첫 확진자 동선 공개에 불안 호소

주말 코로나가 바꾼 일상 풍경

시내 커피숍, 영화관 등 거리 한산

대형 마트엔 마스크·생필품 사재기 열풍

뉴시스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22일 오후 울산 중구 성남동 젊음의 거리 일대가 평소 주말보다 한산하다. 2020.02.23. (사진=독자 제공)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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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이번 주말은 집에만 있어서 큰 걱정이 없었는데 당장 내일부터 출근해야 하는데 코로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국내 유일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정지역인 울산에서 주말새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역 사회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첫 확진자의 세부 동선이 밝혀지고, 경남 거제시의 첫 확진자가 울산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제는 불안을 넘어 공포감을 느끼며 일상이 시작되는 월요일을 불안해했다.

23일 오후 한낮 기온이 12도로 모처럼 포근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인근 디자인거리 일대에는 적막이 흘렀다. 지나가는 행인도, 호각하는 매장 상인도 눈에 띄게 줄었다.

평소 북적였던 휴일 풍경과 달리 음식점과 카페는 텅텅 빈 모습이었다. 음식점과 카페 입구에는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고, 점원들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카페 사장은 "개업한지 2년이 지났지만 이렇게 장사가 안 되는 건 처음이다"며 "상황이 심각해지면 곤란한데..."라며 말을 흘렸다.

영화관과 커피숍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평소 같으면 인산인해를 이뤘던 남구의 한 영화관은 첫 확진자 발생 소식 이후 발길이 뚝 끊겼다. 몇몇의 관람객만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리를 채울 뿐이었다.

앞서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2일 코스트코 울산점에는 개점 시간인 오전 9시 이전부터 마스크와 생필품을 사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매대마다 해당 상품은 동이 났다는 안내문구가 게재되고, 해당 풍경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이 지역 카페에 올라오는 등 사재기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울산·거제 첫 확진자 동선 공개에 시민들 '불안'

지역 첫 확진자인 초등학교 교사 A(27·여·대구 거주)씨가 지난 16일 울산 남구 대학로의 신천지 울산교회 4층에서 신도 200여명과 함께 예배에 참석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자 추가 감염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지난 9일 31번 확진자와 함께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22일 울산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울산 울주군 범서읍의 부모 집과 중구 우정동의 아버지 내과병원, 부산 해운대와 부산역, 대구 내과병원 등지를 방문했다.

울산시는 A씨가 확진 전날인 21일 울산에서 5002번 리무진 버스와 택시 2대를 이용한 것을 확인하고 해당 버스와 택시들을 역추적 중이다.

또 경남 거제시의 코로나19 첫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여성이 19일과 20일 울산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는 주소지를 부산에 둔 30대 여성 A씨(33·경남 거제 거주)가 지난 19일과 20일 울산 동구 서부동의 친구집을 방문한 뒤 23일 확진자 판정을 받았다며, 이날 거제시가 통보해온 역사조사 결과에 따라 울산지역 접촉자 3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A씨의 이동경로는 19일 서부동 친구집을 방문한 뒤 다음날인 20일까지 부동산중개소 직원과 매물로 나온 아파트 2곳을 둘러보고 이어 방어동행복복지센터에서 민원업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울산시 남구로 이동해 오피스텔 홍보관과 분식집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울산남구 보건소가 확인 중이다. 시는 A씨의 친구와 부동산중개소 직원, 방어동행복복지센터 직원 등 3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현재 A씨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3명의 건강상태는 모두 양호하며, 친구의 검사 결과는 25일 나올 예정이다.

중구에 거주하는 정모씨(30)는 "울산의 첫 환자가 방문한 병원이 있는 아파트에 사는데 병원이 상가에 위치하고 있어 동선이 겹쳤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매우 불안하다"며 "부모님께도 이상 증세가 있으면 꼭 선별진료소로 가라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북구 매곡동에 사는 김모(40)씨는 "오늘 우리 동네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 구급차에 실려갔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봤다"며 "'나도 감염될수 있다'는 코로나 공포가 현실로 다가왔다. 주말은 그렇다치고 일상이 시작되는 월요일부터가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rgeousk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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