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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동료들이 인정하기 시작했다… 김광현, 1이닝 2K보다 더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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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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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투산(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시범경기 첫 경기가 시즌 개막전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그 각오가 드러난 경기였다.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도 얻었다.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뉴욕 메츠와 경기에 5회 구원 등판, 1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의 좋은 투구 내용과 함께 성공적인 등판을 마무리했다. 첫 등판이 주는 긴장감,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좋은 투구 내용이었다. 최고 구속은 92.1마일(약 148㎞) 정도였다.

김광현은 이날 잭 플라허티, 다코다 허드슨에 이어 팀의 세 번째 투수로 5회 등판했다. 첫 타자인 라이언 코델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출발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빛을 발했다. 르네 리베라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제이크 헤이거를 헛스윙 삼진으로, 아메다 로사리오를 3루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투구 수는 19개였다.

투구 수가 조금 많기는 했지만, 모두 우타자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다. 여기에 슬라이더로 두 차례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것도 인상적이었다. 또한 완급 조절용 커브도 돋보였다. 아직 MLB 주력 타자와 상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할 수 있는 변화구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자신감을 찾을 법했다.

결과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도 잡았다. 바로 신뢰다.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은 시범경기에 들어가기 전 김광현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드러냈다. 그가 첫 불펜피칭을 할 때 많은 선수들이 뒤에서 피칭을 지켜봤고, 첫 라이브피칭 때는 주축 선수들이 자신의 일정을 조금 뒤로 미루고 배팅게이지 뒤에 진을 쳤다. 새 선수라는 점, 그것도 이번 오프시즌에서 가장 큰 계약이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기 충분했다.

김광현은 이날 투구로 코칭스태프는 물론 동료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팀의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잭 플라허티는 “그의 투구를 제대로 본 첫 번째 순간이었다. 아주 좋았고 보는 재미가 있었다. 며칠 전에 그의 라이브피칭을 몇 개 본 적이 있었는데 이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다른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을 아웃시키는 것을 보니 멋있었다”고 칭찬했다.

마이크 쉴트 세인트루이스 감독 또한 “슬라이더가 효율적이었다”면서 “날카롭고, 마지막 순간의 움직임도 좋았다. 확실히 그의 우수한 무기”라면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팀의 정신적 지주들인 아담 웨인라이트와 야디어 몰리나 또한 김광현의 구위와 팀 적응도를 꾸준히 칭찬하고 있다. 김광현 또한 최대한 영어로 많은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며 팀에 녹아들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보수적인 무대다. 동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클럽하우스 문화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특히 세인트루이스처럼 많은 것이 갖춰진 팀이라면 더 그렇다. 그런 가운데 김광현이 첫 등판부터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고, 많은 미디어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을 확인하면서 동료들도 김광현의 힘을 인정하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1이닝 2K의 가시적인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을 얻어가고 있는 김광현이다.

스포티비뉴스=투산(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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