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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50대·고소득층 소비성향 하락 주도…"인구 고령화 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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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정책 추진 때 미래 소득에 대한 급격한 기대변동 없도록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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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지난 2012년 이후 50대·고소득층 가구가 소비성향을 끌어내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세대가 은퇴하며 미래소득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 '최근 소비성향 변동요인 분석 및 시사점'을 보면 2000년대 일정 수준을 유지하던 소비성향은 2012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2015년 이후 소폭 반등하는데 그쳤다. 이는 2003년 카드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단기간 하락한 후 곧바로 회복됐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 데이터를 활용해 2012년 대비 2018년 소비성향 변화를 요인별 기여도로 분해해 분석한 결과 고령층·고소득층이 소비성향 하락을 주도했다.

소득을 통제한 후 연령대별 소비성향을 분석한 결과 30대 이하 -0.3%p(포인트), 40대는 -1.5%p, 50대는 -2.1%p, 60대 이상은 -1.6%p로 나타났다.

연령을 통제한 소득분위별 소비성향은 소득 1분위 0.2%p, 2분기 -0.5%p, 3분위 -0.8%p, 4분위 -1.9%p, 5분위 -2.7%p로 고소득일수록 소비성향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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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항목을 살펴보면 의료·보건 등 소비성향이 높아진 항목도 일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의식주 관련 필수지출 항목을 중심으로 소비성향이 하락했다.

2012년 대비 2018년 평균소비성향 변화의 항목별 기여도는 임대료 및 수도광열(-1.4%p), 교육 서비스(-1.3%p),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1.1%p), 의류 및 신발(-1.0%p) 순으로 소비성향이 떨어졌다.

연구진은 우리나라가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후 소득원이 안정적이지 않아 50대 이상 가구의 미래소득에 대한 불안감이 소비성향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했다.

김대용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장은 "우리나라 연금제도가 선진국처럼 견실하지 못한 가운데 여타 소득원도 안정적이지 않아 50대 이상 연령층을 중심으로 미래소득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며 "그 우려가 반영되면서 2012~2016년 소비성향은 빠른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가구주 연령대가 높아지고 소득수준이 낮아질수록 대체로 자산효과가 작아졌다. 이는 인구고령화가 진전되고 소득불균형이 심화될수록 가계소비에 미치는 자산효과는 약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자산효과는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면 소비도 증가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김 조사총괄팀장은 "최근의 소비성향 변동은 인구 고령화 등으로 2000년대 초중반 수준으로 복귀하기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정책 추진 때 미래 소득에 대한 급격한 기대변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자산효과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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