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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르포] 코로나19 확산에 멈춰버린 경제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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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열 화상 카메라로 출입자들을 확인하는 롯데백화점 본점 출입구. 사진| 동효정 기자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능한 외출을 자제하면서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 발길도 뚝 끊겼다. 미국 국무부가 코로나19 감염증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travel advisory)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줄었다. 베트남 외교부 영사국도 한국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했고 영국은 한국을 방문하더라도 대구와 청도는 여행하지 말라고 권고하면서 주요 상권의 경제 시계는 멈춘 상황이다.

24일 기자가 찾은 서울 명동의 시내 면세점은 모두 한적한 모습이었다. 평소에는 명동역이나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캐리어를 끌고 발걸음을 옮기는 외국인 관광객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자취를 감췄다. 하루 평균 매출 200억 원을 기록하던 롯데면세점 명동점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스타애비뉴부터 텅 비어 있었다.

한 차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탓에 임시 폐업을 했던 롯데면세점의 출입자 관리는 철저했다. 이날 기자가 찾은 롯데, 신세계 등 시내면세점 대부분 열 화상 카메라로 모든 출입자들의 체온을 확인했고 이상이 감지되면 일반 체온계로 다시 한 번 체크했다. 층 마다 손 소독제를 비치해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매장 내 모든 직원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시로 손 소독제로 손을 닦고 있었다. 일부 매장에서 쇼핑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있었으나 극히 드물었다. 한 매장 관계자는 “내국인의 출국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본다. 필요한 면세품이 있더라도 인터넷 면세점으로 쇼핑하는 것 같다”면서 “지난주부터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급감한 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관광객들이 주로 다니는 명동 길거리의 가판대도 모두 문을 닫았다. 일본어, 중국어로 호객 행위를 하며 손님들에게 방문을 제안하던 화장품 가게 앞도 썰렁했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손님들이 손잡이를 잡는 것을 두려워하자 문을 열어놓고 운영 중인 곳도 많았다. 회현, 소공로 등 기념품을 사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곳들은 모두 한산했고 일부 매장은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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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유네스코 거리 인근 가판대가 모두 문을 닫은 모습. 사진| 동효정 기자


명동 인근의 한 상인은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의 매출로 먹고 사는 곳인데 한국이 이렇게 위험 지역이 됐으니 누가 찾겠느냐”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나도 매장에 나와있는 게 공포스러울 지경”이라고 푸념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들은 방역 작업을 선제적으로 조치한 후 매장을 열어두고 있지만 고객 발걸음이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 실제 롯데백화점 2월 첫 주말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과 비교해 11% 줄었고 신세계백화점은 12.6%, 현대백화점은 8.5% 줄었다.

한편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코로나19 사태의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추가확산 차단을 위한 방역 강화, 피해업종·취약계층 지원 등 민생경제 안정에 최우선 역점을 두면서 아울러 투자, 수출, 내수 등 경제회복 모멘텀을 지켜낼 방안을 담겠다”고 말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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