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한국 신혼부부 17쌍 모리셔스 공항서 격리…"임신부도 있는데"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남쪽 병원 4명·북쪽 시설 30명 격리…"모리셔스 측 결단 촉구"

"남쪽 인터넷 겨우 가능…북쪽 에어컨·수건도 없이 벌레 득실"

연합뉴스

아프리카 모리셔스, 한국인 입국 보류
(춘천=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아프리카의 섬나라 모리셔스에 도착한 한국인 관광객 30여명의 입국이 보류됐다. 모리셔스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이런 조처를 했다. 사진은 김모(30)씨 부부가 격리된 모리셔스 남쪽의 한 병원 내부 모습. 2020.2.24 [김씨 부부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onanys@yna.co.kr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모리셔스에 도착하자마자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공항에서 격리당했습니다. 아내가 임신부라 빠른 대응이 절실합니다…."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로 신혼여행을 떠난 부부 17쌍(34명)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이들 중 일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세를 보인다는 이유로 모두 격리돼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격리시설이 열악한 데다 임신부도 있어 이들은 모리셔스 측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22일 결혼식을 올린 뒤 곧장 모리셔스로 신혼여행을 떠난 김모(30·강원 춘천시)씨 부부는 모리셔스 땅을 밟기도 전에 현지 공항에서 격리 조처됐다.

김씨는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입국심사 할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그다음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곳에서 모두 격리 조처됐다"고 설명했다.

김씨와 임신 15주 차인 아내는 모리셔스 남쪽에 있는 한 병원에 격리됐다.

그는 "현지 시각으로 오후 9시께부터 의사들로부터 문답식 검진을 받고, 발열 여부를 확인했다"며 "마다가스카르주재 대사관 측과 통화했을 때는 문제가 없으면 입국시켜준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모리셔스 측에서는 애초 한국인들을 한 곳에 격리하겠다고 했지만, 이 병원에 격리된 사람은 김씨 부부를 포함해 4명뿐이라고 김씨는 설명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공항 (PG)
[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김씨는 "병원이라 에어컨 등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시설은 갖춰져 있지만, 인터넷이 되지 않아 포켓 와이파이를 빌려 스마트폰 메신저만 겨우 가능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불편하지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보니 임신한 아내도 누워만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김씨 부부에 따르면 나머지 30명은 모리셔스 북쪽의 시설에 격리됐다.

청소년수련관 정도로 보인다는 이 시설은 병원보다 열악해 에어컨도, 수건도 없으며 벌레가 득실거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리셔스를 찾은 한국인들은 모두 신혼부부로, 대체로 자유여행 또는 여행사를 통해 4∼7박 정도의 일정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오후 11시 50분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떠난 이들은 현지 시각으로 오후 5시께 도착했다. 모리셔스는 우리나라보다 5시간 늦다.

이들 중 일부가 발열 증세를 보여 공항에서 곧장 격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부부에 따르면 현재 발열 증세가 있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상황을 함께 공유하며 모리셔스 측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모리셔스 측에서 결정을 내려줘야 한국으로 돌아가든 현지를 여행하든 우리도 조치를 할 수 있는데 결정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모리셔스 당국이 한국인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국 금지 조치를 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모리셔스를 겸임하는 마다가스카르주재 대사관에서 모리셔스의 조치에 대해 엄중히 항의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입국이 보류된 한국인 관광객들
(서울=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아프리카의 섬나라 모리셔스에 도착한 한국인 관광객 30여명의 입국이 보류됐다. 모리셔스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이런 조처를 했다. 사진은 24일 새벽 현지에서 한국인들의 격리 모습. 2020.2.24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conany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