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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월드피플]트럼프 '경제 오른팔' 나바로, "중국이 WHO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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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3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뉴스에 출연한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폭스뉴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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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를 장악해 망쳐놨다.” “중국이 마스크 만드는 미국 회사 공장을 국유화해버렸다.” “위기 시에 동맹은 없다.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 덕에 미국 경제는 튼튼하다.”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중국을 향한 공격을 쏟아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WHO의 대응이 지나치게 ‘친중국적’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WHO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은 중국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해외로 나간 부품 등 생산 공급망을 다시 미국 내로 옮겨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나바로 국장은 23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다음달 열리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사무총장 선거를 거론하면서 중국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 기구에서 중국이 사무총장에 중국인을 앉히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나바로 국장은 “중국이 WIPO를 지휘하려고 한다”면서 코로나19 대응을 맡고 있는 WHO로 화살을 돌렸다. “그들(중국)이 WHO를 망쳤다. 중국 측 대리인이 WHO를 운영하기 때문”이라며 “이것이 코로나19와 관련된 문제가 커진 이유”라고 했다.

“전염병과 싸우는 중국, 높이 평가”…WHO 총장의 지나친 친중 언행, 왜?

WHO는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할 때 세 차례 회의 끝에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중국의 감염증 대응을 여러 차례 칭찬해 논란을 불렀다. 2017년 WHO 사무총장 선거 때 중국의 지원 덕에 당선됐기 때문에 베이징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의 전임인 마거릿 챈 전 사무총장도 중국인이었다. 나바로 국장은 이 점을 들어 중국을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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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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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과 관련해 나바로 국장은 생산 공급망의 해외 의존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미국 회사들이 공급망을 중국으로 돌린 이유에 대해서는 “값싸고 느슨한 환경과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들었다. 중국뿐 아니라 인도, 유럽 등지로 나간 공급망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중국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을 통해 우리가 배운 것은 미국 경제가 매우 튼튼하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나바로 국장은 당장 필요한 마스크를 예로 들며 “중국이 N95 마스크에 수출 제재를 가하고 N95를 만드는 현지의 미국 공장을 국유화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Remdesivir)와 마스크를 비롯한 보호장비들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최대한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이런 위기에서는 동맹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면서 2009년 신종플루 확산 때 우방들도 미국을 돕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당시 우리의 가장 좋은 친구인 호주, 영국, 캐나다는 우리의 요구를 거절했다. 호주는 백신 3500만개를 달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5년 뒤 에볼라 사태 때 미국이 아프리카 개도국들에 백신을 제공하기로 한 약속을 깬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못 믿을 트럼프 경제참모들’ 미국발 위기론 더 키운다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지낸 나바로 국장은 올해 70세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반중국론자’다. “중국은 도둑들” “미국 것을 빼앗아간다”는 인식을 출발점으로 한 트럼프 경제정책의 틀을 만든 인물로 꼽힌다. <슈퍼파워 중국>,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 같은 저서를 통해 중국의 부상을 미국 경제의 최대 적으로 규정했다.

구정은 선임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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