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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TV랩] 5년 노력의 결정체 '스토브리그', 시즌2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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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 강선애 기자]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 연출 정동윤)는 '과몰입 드라마'라 불렸다. 드라마 안에서 그려진 프로야구 프런트, 야구선수들의 이야기가 '실제 같아 과몰입을 부른다'며 야구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고, 드라마의 극적인 전개는 '야.알.못'이라 불리는 일반 시청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시청률 20%의 드라마로 크게 성공했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 열흘이나 지났지만, 여운은 여전하다. 시즌2를 바라는 팬들이 바람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늦게나마 이 드라마를 만든 정동윤 감독, 이신화 작가와 취재진의 만남이 이뤄졌다.

2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르비제 퐁네프홀에서 열린 '스토브리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동윤 감독, 이신화 작가는 그동안 시청자가 궁금했을 이 드라마에 관한 모든 것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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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브리그'가 제작되기까지

'스토브리그'는 쉽게 나온 작품이 아니다. 이신화 작가는 이 작품으로 2016년 MBC 공모전 우수상을 탔지만 편성이 미뤄지다가 4년 만에 SBS에서 드라마 제작이 이뤄졌다. 촬영을 위해서는 실제 프로야구 구단 중에 협조 구단을 찾아야 했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10개 구단에 다 연락한 끝에 손을 잡아준 SK와이번스의 도움으로 본격 제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스포츠 드라마는 망한다"라는 통념에 맞서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성공하기 힘들고, 잘 만들어도 욕먹는 게 스포츠 드라마라, 저에게도 도전이었다"는 정동윤 감독은 "가장 큰 확신을 얻은 게 작가님을 처음 뵌 날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작가님한테 제가 대본을 보며 궁금한 것들을 다 물어봤는데, 작가님에겐 16부까지 다 계획이 있더라. 제가 큰 걱정하지 않고, 작가님이 써주신 거 잘 표현하면 되겠다 싶었다"며 이신화 작가를 신뢰하고 작품 제작에 뛰어들 수 있었던 배경을 밝혔다.

이신화 작가는 "5년째 이걸 쓰면서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제가 작가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와 같다"며 "이 나이에 다른 직업을 찾기도 힘들고, 제 인생에 꼬장 부리는 거 같았다. 이걸 계속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다른 작품을 쓰자는 제안도 있었는데, 물 잔에 물을 반쯤 채우고 나머지를 안 채우는 느낌이라서, 어떻게든 이걸 같이 만들 사람들을 찾았다"라고 끝까지 '스토브리그'를 놓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두 사람은 특히 제작지원에 힘써 준 SK와이번스 구단에 고마워했다. SK와이번스는 '스토브리그' 촬영을 위해 인천 문학구장, 2군 연습장 등을 오픈하고 자문을 위해 물심양면 협조하며 드라마 제작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 감독은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야구장 헌팅을 위해 10개 구단을 접촉했다.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신 분이 SK의 홍보팀장이었다. 그분이 최근 2~3년간 야구계가 침체돼있다며, 드라마가 잘 돼서 야구도 흥행하고 예전의 영광을 찾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정말 야구인으로서 그런 말을 하고, 큰 뜻을 가지고 손을 내밀어 주신 것에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 작가도 "야구를 위해서, 귀찮은 저희들의 촬영 협조를 도와준 SK와이번스에 고맙다"며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전했다.

▲ 칭찬으로 부족한 '스토브리그'의 맞춤 배우들

'스토브리그'가 어떤 프로야구 구단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건지에 대한 야구팬들의 궁금증이 높았다. 이에 대해 이신화 작가는 특정 구단보다는 '스토브리그' 그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실제 사건보다는, 스토브리그 기간에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드림즈라는 가상의 구단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드림즈와 백승수는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철저히 드라마라 생각하고 만들었다"라고 극적인 부분에 더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스토브리그'가 인기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실제보다 더 실제 같았던 배우들의 열연이다. 정 감독은 "저희끼리도 '캐스팅 정말 잘 된 거 같다', '신의 한 수다'라고 말한다"며 뿌듯해했다.

정 감독은 "캐스팅은 제가 했지만, 그 역할을 잘 표현한 건 배우들"이라면서 "배우들이 저도 깜짝 놀랄 만큼 잘 소화해 줬다. 특히 선수 역할을 한 분들은 야구의 야 자도 몰랐고, 몸하고 연기랑 같이 해야 해 힘든 부분이 많았을 텐데 꾸준히 연습해 이제는 정말 그럴듯하게 던진다"며 노력해준 배우들에게 고마워했다.

특히 정 감독은 가장 기억에 남는 캐스팅으로 길창주 역의 이용우를 꼽으며 "이 분은 영어까지 연습해야 했다. 원래 영어를 한마디도 못한다고 하더라. 근데 정말 노력파다. 열심히 연습해서 너무 잘 수행해줬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 외에도 정 감독은 모든 배우들이 "다 착한 사람들"이라며 "기본적으로 인성들이 너무 좋은 분들이 많아서, 이게 촬영을 하러 온 건지 우리끼리 놀러 온 건지 너무 합들이 좋았다. 그런 점들이 좋은 장면, 좋은 작품을 만드는데 일조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훈훈했던 팀워크를 설명했다.

이 작가는 극 중 강두기(하도권 분)와 임동규(조한선 분)의 모티브로 삼은 실제 선수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 작가는 "강두기 선수는 긍정적인 이미지의 결정체다. 모티브가 된 선수는 두 선수다. 기아의 양현종 선수와 일본의 구로다 히로키, 두 선수를 섞었다. 두 선수 다 멋있고 팀 사랑이 남다른 선수들이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임동규에 대해 이 작가는 "롯데의 이대호, 한화의 김태균 선수들이 모티브로 거론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전 상상도 못 한 일이다"라며 "임동규의 모티브는, 실제 인물에 대한 뼈대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 작가는 임동규라는 캐릭터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국가대표 외야수', '타자'라는 포지션이 필요했을 뿐, 실제 모티브로 삼은 선수는 없다며 "이대호, 김태균 다 훌륭한 선수들이고 임동규와는 완전히 다른 선수들이다"며 극 중 임동규와 비교하는 시선에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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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궁민, 박은빈이 아닌 백승수, 이세영은 없다

두 사람은 이 드라마를 이끈 남궁민, 박은빈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내비쳤다.

정동윤 감독은 극 중 백승수 단장 역을 소화한 남궁민에 대해 "너무 훌륭하다"며 "되게 솔직한 편이다. 자기 의견 얘기할 때도 솔직해서 어려움이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저와 같이 이야기할 때 그게 거짓됨이 아닌 정말 드러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연기 디렉션을 하기에 눈치 보일 때도 남궁민은 "더 이야기해주는 게 좋다"면서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었다며 정 감독은 "얼마나 많이 연구해왔는지가 느껴진다. 작가님이 써준 대본의 의미를, '연기한다'가 아니라 백승수의 그대로를 표현하려 너무나도 열심히 생각하고 의견 냈던 걸 잘 알기에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궁민이 아닌 백승수는 상상할 수 없다"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신화 작가도 남궁민에 대해 "장점이 너무 많다"며 "백승수는 가장 공들인 캐릭터이고 작품의 성패가 이 캐릭터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정말 표현하기 힘든 캐릭터란 걸 알았다. 남궁민 배우가 연기하는 걸 보고 비로소 알았다. 백승수가 이런 캐릭터였구나. 그의 연기를 보고 이해했다. 대본 해석이 뛰어나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온화한 태도로 현장에서도 좋은 분위기를 계속 유지해줬다는 것도 감사한 부분"이라며 남궁민을 칭찬한 이 작가는 "백승수란 캐릭터는, 듬직한 체구로 선수들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약해 보여도 뒤에 한방이 있는 배우, 그러면서 연기파 배우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백승수는 남궁민 밖에 없다"며 상상 속 백승수를 완벽하게 구현해 준 남궁민에게 고마워했다.

운영팀장 이세영 역의 박은빈을 향한 칭찬도 이어졌다.

정 감독은 박은빈에 대해 "통통 튀는 매력이 항상 있다. 그만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는 거, 또 본인이 생각하는 바가 확실히 있는 연기파이다"라며 "본인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내는 게 있다. 그만의 매력이 느껴지게끔 한다. 너무 좋았다. 저보다도 선배님인데,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했다. '운영팀장이 나이가 어리다'는 말들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박은빈이란 배우가 해서 다 커버가 된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박은빈 배우는 너무 스마트하다"며 "본인의 작품관, 그런 걸 얘기했을 때 제가 뜨끔했다. 백승수는 누굴 대하든 한 가지의 모습인데, 세영이는 계속 변모한다. 우리가 세영이 옆에서 드림즈의 변화를 지켜보는 건데, 그게 쉽지 않았을 텐데도 오랜 연기 경험에서 책임감 같은 게 작품에 잘 녹여졌다"라고 박은빈의 소화력을 칭찬했다.

▲ 시즌2 제작 가능할까?

정동윤 감독과 이신화 작가는 '스토브리그' 16회 마지막 엔딩에 백승수가 "해 봐야 알겠지만 열심히 할 겁니다. 다들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이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정 감독은 "강한 사람이 아니어도 좋다, 우리가 서로 도울 거니까. 다들 그렇지 않냐고 물어보는 엔딩이, 첫 기획안에도 있던 우리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라며 "우리가 백승수가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부당한 조치나 적폐를 헤쳐 나가려고 조금이라도 노력한다면, 혼자 힘이 아니라 모두가 돕는다면, 우리도 좋은 쪽으로 향해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이 마지막 엔딩 장면을 백승수가 시청자에게 직접 이야기하듯 정면으로 말하고 특별히 자막으로 표현한 연출에 대해 "마지막 그 장면이 저희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라며 "모두가 그 메시지를 못 읽고 넘어가지 않길 바랐다"는 의도를 전했다.

여운이 남는 강렬한 엔딩 때문인지, 시청자는 '스토브리그'의 시즌2 제작을 염원하고 있다. 시즌2 제작을 묻는 질문에 이 작가는 겸손한 태도를 취했다.

이 작가는 "시즌1이 저한텐 모든 걸 쏟아부은 작품"이라며 "야구는 방대한 이야기 소재라 그중에서 극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긴 있을 거다. 지금 당장 시즌2를 쓰라면 1, 2회는 쓸 수 있겠지만, 전 '돌아오지 말걸 그랬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며 지금 당장 시즌2 집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작가는 "20회를 쓸 수 있을 거 같을 때 16부작이 나오더라. 시즌2는 제가 20회를 쓸 수 있을 거 같을 때, 그게 넘칠 거 같을 때, 그 때나 16회를 만들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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