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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發 부품 공급망 붕괴… "전세계 1조달러 손실"[코로나19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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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주일 중국 공장 가동률
50~60%불과… 회복기미 안보여
후베이성 노동자 3분의 1로 줄어
中 의존도 높은 亞경제 치명타
성장률 0.5%P 넘게 빠질 수도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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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 중국이 코로나19 때문에 멈춰서면서 국제경제의 타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감염 확산을 감수하더라도 일단 공장을 다시 돌릴 방침이지만 생산차질에 따른 피해는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능가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각국 관리와 이코노미스트들의 말을 인용, 코로나19가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며 세계경제가 휘청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의 공장 폐쇄가 길어질 경우 전 세계 제조업에 심각한 손상을 입혀 최대 1조달러(약 1218조원)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산재개 안간힘

코로나19 사태로 멈춘 공장들은 지난 9일 중국 정부가 춘제(설) 연휴를 끝냈음에도 여전히 낮은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지역별 방역절차가 강화되면서 물류와 노동자의 이동이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 보도에서 지난 21일까지 1주간 중국 경제의 가동률이 50~60%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진원지인 후베이성의 경우 지난 17일 기준으로 전체 46%의 공장만 가동됐고 이마저도 원래 노동자의 3분의 1 수준으로 움직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사태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각 지방정부에 경제정상화를 강력히 주문했다고 전했다. 저장성과 푸젠성 지방정부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전세기나 고속철을 동원, 윈난성이나 간쑤성 등에서 농민공 특별수송에 나섰다. 저장성 원저우시는 이 지역에 처음 와서 일하는 농민공에게 17만원 상당의 격려금을 지급하고 기존 인력이 새 인력을 데려오면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산둥성과 장쑤성의 공장 가동률은 현재 각각 79.4%, 75%까지 올랐다.

다만 재가동을 서두르다 보니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다시 커지고 있다. 주하이성과 쑤저우성, 후난성, 산시성, 충칭 등 중국 곳곳에서는 공장 재가동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출현으로 다시 조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나왔다

■지나치게 커진 중국 비중

중국의 생산차질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2000년대 초반 중국발 사스가 전 세계를 휩쓸던 당시에 비해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매킨지 글로벌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2000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기여도가 3%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약 3분의 1로 껑충 뛰었고, 2000~2017년 사이 세계경제의 중국 노출 비중이 3배 폭증했다.

특히 아시아가 중국 경제에 심하게 의존하고 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세계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2%에서 2018년 34%로 높아졌지만 같은 기간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교역비중이 16%에서 41%로 급등했다. 아시아 전체 교역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과 이뤄지는 셈이다.

국가별로는 호주, 브라질, 한국, 일본, 베트남 등의 중국 교역의존도가 높다. 호주는 2006~2019년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1%에서 38%로, 수입은 14%에서 25%로 늘었고 브라질도 농산물 수출이 급증하면서 같은 기간 대중 수출 비중이 6.1%에서 28%로 폭등했다.

한국, 일본, 베트남은 수출시장으로서 중국 비중이 2000년 이후 6~10%에서 17~22%로 높아졌지만 수출보다는 수입 측면에서 중국의 비중이 높았다.

■므누신 "3~4주 뒤에야 충격 가늠할 수 있어"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의 올해 GDP 성장률이 0.5%포인트 넘게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싱가포르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5%로 하향조정했고, GDP에서 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태국은 올해 관광객 입국이 전년 대비 13% 줄어들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

중국산 반제품을 수입해 가공조립을 거쳐 완제품을 수출하는 베트남은 1월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17.4% 급감했고, 중국 수입이 16% 줄어들면서 수입 역시 13.7% 감소했다. 경제 규모가 베트남의 6배에 이르는 호주도 철광석을 비롯한 대중 원자재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경제성장이 위협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연석회의에 참석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러스에 따른 충격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양질의 통계자료가 나오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면서 "3~4주 뒤에나 이 같은 데이터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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