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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대구·경북, 감염원 추적 역학조사 무의미…"4주간 봉쇄→피해완화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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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4시 기준 확진자 682명…"역학조사 한계"

감기 증상 2만8000명 포함 총 3만7000명 전수조사

우선 확진자 찾아서 하루내 접촉자 자가격리 '봉쇄'

중증환자 중심으로 치료 우선 '피해 최소' 전략으로

관건은 '다수전파'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 가능 여부

뉴시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24일 서울 광진구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동대구행 버스가 승객이 없어 텅 비어 있다. 2020.02.24.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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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감염원을 찾기 위해 확진자들과 접촉한 이들을 일일이 역학조사 하는 것은 더이상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도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한 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달간 봉쇄 전략과 피해 완화 전략을 병행키로 했다.

확진자 한명, 한명의 감염 경로를 규명해 접촉자들을 관리하던 코로나19 유입 초기 방식보다는 지역 내 이동을 제한해 추가 전파를 막고 최대한 빨리 많은 확진자를 찾아내 치료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5일 오전 4시 현재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682명이다. 하지만 이들을 개별적으로 역학조사해서 감염 경로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만한 방역인력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또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가벼운 상태에서는 확진자가 증상 발현일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어 다른 접촉자와의 연결고리를 찾기 어렵다.

이에 김강립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 대구 지역의 조기 안정화를 위해서 가능하다면 4주 내에 조기 안정화를 하겠다는 목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4주 내 조기 안정화 목표는 우선 2주간 유증상자 등을 대상으로 진단검사에 집중하고 남은 2주는 치료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진행된다.

집중 조사 대상은 3만7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신천지 대구교인 9336명 등에 일반적인 감기 환자 비율을 대구시 인구에 대입해 추산한 2만8000여명을 더한 숫자다. 코로나19 확진이 의심되는 신천지 대구교인뿐만 아니라 초기 증상이 비슷한 감기 환자를 대상으로도 검사를 해 최대한 많은 확진자를 빠른 시일내 찾겠다는 취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이어진 정례브리핑에서 "조기에 확진 환자를 찾고 격리해 추가적인 전파를 차단하는 그런 목적"이라면서 "현재 선별외래, 선별진료를 확대하는 인프라 의료팀들을 구성해서 확대하는 계획을 지금 현재 중수본과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확진 환자를 찾게 되면 하루 안에 가족 등 밀접한 접촉자를 추가로 확인해 격리 조치한다.

정 본부장은 "잠복기가 한 3~4일로 굉장히 짧았고 3~4일 이내에 접촉하신 분들에서 발병자가 많았다"며 "대중교통 등보다는 가족이나 직장동료같이 좀더 밀접하게 반복적으로 노출되신 접촉자를 하루 이내에 찾아 신속하게 격리조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주 안에 신속하게 확진 환자와 접촉자를 찾아내 격리하는 게 '봉쇄 전략'이라면 그 이후 2주 동안은 중증환자 등을 집중 치료하는 '피해 최소화 전략'을 펼친다.

이런 전략은 확진 환자가 발생할 때마다 증상 발현일을 중심으로 접촉자를 찾아내, 차례대로 자가격리한 후 잠복기인 2주간 상태를 지켜보던 코로나19 국내 유입 초기 때와는 다르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봉쇄 전략은 검역 단계에서의 부분이 하나가 있고 지역사회에서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원을 확인하고 그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그런 부분이 있다"면서 "하지만 대구지역같이 이렇게 하루에 100여명의 환자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경우는 역학조사 자체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역학조사가 가능하더라도 연결고리를 찾는 건 어렵다. 특히 경증 상태의 환자가 다수일 경우는 증상 발현일 등을 특정하기 쉽지 않다.

정은경 본부장은 "코로나19 특징이 초기 아주 경증단계의 경증환자가 중간에 매개를 하게 되면 그 연결고리를 찾는 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략이 통하려면 다수 전파 사건이 발생한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교인들의 전수 진단검사가 시급하다. 가장 감염 우려가 높은 만큼 이들 중 확진 환자를 발견해 치료하고 그들의 접촉자를 격리해야 봉쇄 전략을 통한 타지역 확산도 막을 수 있다.

대구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아직 소재 파악이 안 된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은 13명 정도다. 23일까지 670명에 달했던 소재 미확인 교인은 경찰 수사관 618명이 투입되면서 크게 줄기 시작했다.

아울러 정부는 신천지 대구교회 종교행사에 참여한 대구지회 신자와 타지역 신자 등 9535명의 명단도 교단으로부터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신천지로 인한 확진자가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보다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신천지 전체 교인 명단을 제출받아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은 최근 수차례 이 같은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

김강립 부본부장은 "공적으로는 신천지 측에 지금 발생한 대구 지역뿐만 아니라 그 시기에 대구를 방문해서 종교행사를 가졌던 신도들의 인적상황을 요청해서 제공받고 있다"며 "이러한 요청에 대해서 충분하고 신뢰성 있는 협조와 조치가 이뤄지는지 여부 등을 감안하면서 추가적인 조치를 강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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