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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신천지 신도 21만5000명, 감염조사 사상최대…장기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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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주변인까지 조사땐 고위험군 기하급수 폭증

검체 채취부터 치료까지…의료인족 부족사태 불보듯

신도들 방역조치 소극, 숨기거나 비협조도 장애물

아시아경제

24일 경기도 성남시온교회에서 담당 공무원이 '신천지 집회 전면금지 및 시설 강제폐쇄 경기도 긴급행정명령' 시행에 따라 폐쇄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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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신천지예수교 전체 신도를 대상으로 진행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전수 조사는 감염병 사례 중 가장 큰 규모의 검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 조치도 전국적으로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21만5000명 이상으로 집계되는 신천지 신도에 대한 조사는 장기간ㆍ의료인력 부족ㆍ개인의 비협조 등 여러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위험군 늘면 조사 장기간 소요될 듯= 당장 21만명 이상인 신도들에 대한 조사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1~2월 중 대구 교회를 다녀온 '고위험군 신도'에 대한 코로나19 검체 검진을 먼저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명단이 파악된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9336명 중 유증상자만 1193명이다. 여기에 타지역 교인들의 대구 교회 방문 숫자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광주ㆍ경북ㆍ경남 등에 거주하는 교인들이 이달 16일 대구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가 감염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이들과 접촉한 가족ㆍ주변인까지 조사 대상을 넓힌다면 조사 대상 인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전체 신도 명단 가운데 고위험군 신도가 얼마나 될지에 따라 전수 조사에 걸리는 시기도 달라진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의심 증세가 있는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에 대한 검체 검사가 본격화되면 환자 수가 대폭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기내과 교수는 "우선 시급한 일이 ITS(해외여행력 정보제공 프로그램)에 고위험군 신도 명단을 적용시키는 것"이라며 "내원 환자 중 고위험군 신도가 누군지 알아내고 진료 관점을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 병원 내 감염을 막고 각 병원들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검체채취ㆍ치료까지 의료인력 '태부족' 우려=대규모 조사에 따라 의료인력이 부족도 예상된다. 정부는 신도 명단이 확보되면 즉각 전국 보건소와 지자체 등에 배포해 관할 지역 내에 주소지를 둔 신도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조사를 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드러나면서 의료인력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이 불가피하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전날 대구 지역의 코로나19 조기 진단ㆍ치료에 봉사할 의료인을 모집하는 등 의료인력 확보에 나섰다. 엄 교수는 "고위험군 신도 수에 따라 전국적으로 의료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도 아닌척, 비협조 어쩌나= 신도 개개인의 비협조도 장애물이다. 신천지 교회는 명단제공과 함께 신도들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그간 신천지 신도들이 방역 조치에 소극적이거나 비협조적으로 대응한 바 있다. 대구 서구보건소에서 감염 예방 업무를 총괄했던 직원이 신천지 신도임을 숨기고 근무하다 확진판정을 받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경찰은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신도들에 대해서는 경찰력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연락이 닿지 않는 대구 신천지 교인 242명을 추적하기 위해 대구지방경찰청 경찰 618명을 투입하기도 했다.


이번 신천지 신도 명단에서 제외되는 교육생에 대한 우려도 지우기 힘들다. 신천지 측은 "교육생은 지회 차원의 예비신도이므로 중앙 차원에서 명단을 확보할 수 없다"며 "각 지회 차원에서 교육생들에게 증상이 있거나 대구 지역을 방문한 일이 있으면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신천지 교회나 종교시설에 드나들었기 때문에 이들로 인한 확산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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