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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감염 확산 막아라”… 위기의 日, 중증환자중심 의료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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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내각 긴급 대책회의 / 소규모의 집단 감염 차단에 총력 / 감염 경로와 접촉자 파악은 줄여 / 경증 감염자는 자택서 자가 격리 / 韓 ‘신천지 전수조사’와는 대조적 / 올림픽 고려 전국 행사 거론 안해 / J리그 94경기 3월 15일까지 연기 / 크루즈 하선자 중 28명 발열 증세 / 마스크 품귀… 불법전매·절도사건도 / 제약사에선 신종 플루약 증산 검토

세계일보

23일(현지시간) 오후 일본 오사카시에 있는 신오사카역 인근에서 스모 선수인 리키시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동하고 있다. 오사카 교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위기 국면을 맞고 있는 일본 정부가 25일 감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경증자의 자가요양과 중증자 국한 의료대응을 골자로 하는 기본 방침을 정했다.

일본 정부는 2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대책본부회의를 열고 환자 수가 급증하는 지역에서는 △감염 경로 및 밀접접촉자 파악 노력 축소 △일반 감염자의 경우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증 환자 중심의 의료대응을 하기로 했다. 이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 신천지 교인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는 우리 정부의 대응과는 다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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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오후 일본 총리관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특히 감염 경로가 연결되는 환자집단을 뜻하는 클러스터에서 다른 클러스터로의 집단감염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부 지역에서는 소규모 집단감염(클러스터)이 파악되고 있는 상태”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외출 자제, 발열·기침 등 증세가 있는 회사원의 휴가나 재택근무 추진, 지역·기업 등의 이벤트 개최 재검토 등을 제안했다. 다만 도쿄올림픽을 의식한 듯 전국의 일률적인 행사 자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현 상황에 대해 “감염 유행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전날(24일) 개최한 전문가 대책 회의에서도 전문가들은 “향후 1∼2주간이 (감염이) 급속히 진행될지 수습 가능할지 가늠하는 운명의 고비가 된다”며 “감염 확산 속도를 억제해 가능한 중증자의 발생과 사망자 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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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은 접촉없이 식품 전달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내 이창에서 봉쇄 관리되고 있는 한 주거단지 입주민이 지난 22일 로프를 이용해 지역 공무원들이 전달한 식료품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창=로이터 연합뉴스


한·중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는 이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했던 80대 승객이 숨지는 등 비상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유족이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감염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공포의 크루즈선 승선자 중 4명, 일본 전체에서는 총 5명이 숨졌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이날 이 배 하선자를 추적한 결과 28명에게서 발열 등의 증세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의 감염자는 크루즈선 승선자 691명을 포함해 851명(오후 9시 현재)이다.

일본에서도 마스크 품귀 현상이 나타나 마스크 절도 및 불법전매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고베시 적십자병원에서는 의료용 마스크 4상자분 약 6000개가 도난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지난 22일에는 시즈오카현의 소방대원이 비품용 마스크를 빼돌려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 올린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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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가 코로나19 감염자로 판명된 30대 남성이 이달 4일 삿포로 눈 축제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발표했다. 삿포로 눈 축제장에 갔던 이들 가운데 감염된 이들은 확인된 것만 5명이다. 사진은 2020년 2월 4일 삿포로 눈 축제장을 방문한 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삿포로 교도=연합뉴스


이번 사태가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주는 영향도 본격화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다음 달 교토부 가메오카시에서 열릴 예정인 도쿄올림픽 축구 예선전에 선수를 파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외신이 보도했다. 호주 올림픽 선수단의 의료팀을 이끄는 데이비드 휴스 국장은 “우리 선수들을 일본으로 데려가는 게 안전하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프로축구 J1·2·3 리그는 내달 15일까지 94개 경기를 연기하기로 했다.

한편 후지필름도야마화학은 일본 정부 요청을 받고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 약인 ‘아비간’(일반명 파비피라비르)의 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아비간을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약하기 시작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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