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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다중 접촉' 목사·승무원·교도관 감염… 추가 확진 우려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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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코로나 확산]

교인 8만 명성교회 부목사 예배만 8번 참석… 대규모 조사 불가피

'30명 확진' 성지순례機 승무원도 발병, 확진前 LA 왕복노선 근무

천주교 570만명 신자 미사 중단… 전문가 "국민 이동 자제해야"

25일 하루 동안 서울 대형 교회 부목사, 대한항공 승무원, 경북 청송교도소 교도관이 잇달아 확진됐다. 직업 특성상 여러 사람을 만나는 '다중접촉자'들이 확진되면서 추가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교인이 8만명에 달하는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A 부목사는 이날 확진되기까지 교회 예배에 총 8차례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한 코로나는 초기에 증세가 약해 계속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우한 코로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바이러스를 퍼 나를 수 있는 병인데, 여러 사람을 만나는 목사, 승무원, 교도관이 확진되다 보니 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명성교회 부목사 확진, 감염 후 1주일 동안 예배 8차례 참석 추정

서울 강동구의 초대형 교회인 명성교회에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2명이 나왔다. 명성교회 측은 "지난 14일 청도 대남병원에서 열린 명성교회 교인 장례식에 참석했던 A 부목사와 신도 5명 등이 검사받은 결과, 부목사와 부목사 집에서 함께 생활한 지인의 자녀 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임시 폐쇄 - 교인 8만명에 달하는 서울 강동구의 초대형 교회인 명성교회가 25일 오후 임시 폐쇄된 모습이다. 지난 14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열린 교인 장례식에 참석한 명성교회 부목사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라 교회가 폐쇄되고 방역 작업이 이뤄졌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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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밤 강동구는 A부목사의 동선을 밝혔다. A부목사는 지난 14일 대남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한 후 당일 귀경 후 다음 날(15일) 새벽예배에 갔다. 이어 일요일이던 16일 오후 1시 30분 예배와 오후 7시 예배 등 2차례 예배에 참석했다. 이어 18~21일 새벽예배와 19일 오후 7시 30분 수요예배에도 참석했다. 지난 21일 오후 자가 격리 이전까지 명성교회 예배에 모두 8차례 참석한 것이다. 명성교회 예배 참석자에 대한 면밀한 역학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명성교회는 모든 예배와 기도회를 중단했다.

당초 명성교회는 A 부목사가 "16일 오후 4부 예배에 참석했고 당시 2000여명이 함께 예배를 드렸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강동구 조사 결과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그는 교회 예배 8회 외에도 이 기간 수차례 가정방문 예배를 했다. 밀접 접촉자가 많아 집단발병 우려가 크다.

비행기 승무원, 교도소 교도관, 금연단속원도 확진

이날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여했다가 무더기로 우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천주교 교인들과 같은 항공기에 탑승했던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승무원은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은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이 탔던 인천-텔아비브 노선 항공기에 탔다. 승무원은 16일 이스라엘에서 귀국하고 미국 LA 왕복 노선 근무를 마치고 21일 귀국했다. 당시 이 승무원은 인천공항 검역을 무사 통과했지만, 22일 기침 증상으로 보건소를 찾았다가 검사를 받고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이 승무원과 이스라엘 성지순례단과 연관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이 승무원이 머물렀던 인천승무원브리핑실(IOC)을 폐쇄하고 방역 작업을 했다. 확진 승무원과 함께 근무했던 승무원 20여명도 자가 격리 조치했다.

경기 평택 송탄보건소는 이날 60대 금연단속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21일 이틀간 마스크를 쓴 채 시내 66곳을 돌며 금연 지도를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제 국민에게 최대한 이동을 자제해줄 것을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과 경북 청송군은 25일 "경북북부 제2교도소(청송교도소)에 근무하는 27세 교도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청송군에 따르면 그는 16일 신천지 안동교회 예배를 다녀온 이후 교도소에서 이틀 동안 근무했다. 재소자들이 밀집해 생활하는 공간적 특성상 향후 추가 감염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미사 중단, 온누리교회는 '온라인 예배'

교회 등 실내 밀집 공간에서 감염 우려가 커짐에 따라 서울 명동성당 등 천주교 서울대교구 232개 성당은 3월 10일까지 미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사 중단은 한국 16개 교구 중 원주·제주교구를 제외한 14개 교구, 약 97%(570만명)의 신자가 해당한다. 소망교회에 이어 서울의 대형 교회인 온누리교회도 3월 14일까지 모든 캠퍼스(교회)에서 예배와 모임을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를 갖기로 결정했다.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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