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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강경화 "우린 자제했는데...中, 한국인 격리 과도하다"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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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외교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스톡홀름 이니셔티브 장관급 회의에 참석해 하이코 마스(오른쪽 첫번째) 독일 외무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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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부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국에서 출발한 입국자들을 격리 조치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과도하다고 판단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중국과 소통하며 항의하고 있다면서다.

강 장관은 2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핵군축·핵확산금지조약(NPT) 관련 스톡홀름 이니셔티브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우리도 중국에 대해 대응을 자제해왔는데, 중국도 이에 상응해서 자제하고 과도하게 대응하지 않도록 계속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코로나 사태 초반 우한 등 후베이성에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는데, 각국이 자체 평가에 따른 조치에 대해 우리가 간섭할 일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국내에서 취하는 노력을 감안한 조치가 이뤄져야지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무조건 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절대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에 따르면 우리 외교부는 외교부 1차관을 중심으로 중국의 한국발 여행객 격리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의 불필요한 조치를 자제하도록 하고, 코로나 확산을 막으려는 한국의 노력을 설명하는 팀이 운영되고 있다는 게 강 장관의 설명이다.

강 장관은 "상대국 정부가 과도한 조치를 한 것으로 판단되면 항의를 하고 있다"며 "각 공관은 상대국 정부를 상대로 불필요하게 조처를 할 경우에는 '사전에 우리 정부에 협의와 조율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강 장관은 이번 출장의 의의와 관련해 "예정된 외교 일정 때문에 출장을 왔는데, 다자회의에서 우리의 상황과 정부가 취하는 조치에 대해 설명하고 각국에 우리 여행객들에 대한 제한을 포함한 과도한 대응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좋은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출발한 여행객에 대한 일부 국가의 격리조치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강 장관이 출장길에 오른 것에 대해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이에 대한 해명을 한 셈이다.

강 장관은 이날 장관회의에서 요르단 외교부 장관과 만나 요르단의 입국 금지 조치에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지난 22일 출국해 스위스 제네바, 독일 베를린 등지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26일에는 영국 런던을 방문해 한·영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앞서 25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威海)시 공항당국은 인천발 제주항공 항공기 승객을 모두 강제격리했다. 이 항공기에는 한국인 승객 19명을 포함해 총 167명이 타고 있다. 중국 장쑤성 난징(南京)에서도 입국하려던 한국인 승객 40여명이 격리 조치하기로 해 마찰을 빚었다. 이밖에 아프리카의 모리셔스, 베트남, 이스라엘 등지에서 한국에서 출발한 여행객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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