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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보건당국 "코로나19 팬더믹 근접…美국민 대비하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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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더믹 3가지 요건 중 2건 충족…나머지 1건도 근접"

CDC "지금은 기업·병원 등 대비 시작해야 할 때"

백악관 "일종의 비상계획"…트럼프 "곧 없어질 문제"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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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보건당국이 한국·일본·이탈리아 등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중국발(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더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미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미국민들을 향해 “지역사회 전파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연일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곧 없어질 문제”라며 ‘낙관론’을 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뉘앙스와 배치되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뉴욕타임스(NYT)·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이날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팬더믹에는 3가지 요건이 있다”며 이 가운데 2가지는 이미 충족했고, 나머지 1가지도 충족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메소니에 국장은 “코로나19는 사망 가능성이 있는 질병을 유발하고, 또 사람 대(對) 사람 간 감염을 일으킨다”며 “팬더믹의 두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며 “팬더믹의 3번째 요건인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을 향해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메소니에 국장은 봉쇄전략·여행경보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발병국이 늘어나면서 이 조치들의 성공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CDC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에선 5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아직 사망자는 없다. 그는 “나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민들은 우리와 함께 노력해주길 요청한다”며 “지금은 기업·병원·지역사회·학교 등이 대비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CDC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학교 폐쇄와 스포츠 행사·콘서트·비즈니스 만남의 취소 등 일상생활에 차질이 빚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CDC의 경고에 대해 “일종의 ‘비상계획’”이라고 선을 긋고서 “바로 시행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단언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방지책과 관련, “밀폐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밀폐에 매우 가깝다”며 “우리는 매우 단단하게 억제하고 있다”고 했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뉴델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곧 없어질 문제”라며 특유의 낙관론을 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글로벌 경제는 물론, 미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끼쳐 향후 재선 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이 일종의 ‘상황 관리’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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