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만나야 계약하는데"…보험업계, 코로나19 사태에 '울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면채널 영향력, 손보 88.8%, 생보 98.0% 차지

장기화 땐 실적 악화 전망…대면채널 대체 수단도 마땅치 않아

뉴스1

24일 오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 2020.2.23/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보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험상품은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워 계약 체결을 위해 보험설계사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19 탓에 고객들이 만남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보험사 실적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보험사는 보험설계사에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을 지급하고 보험설계자와 고객 안전에 만전을 기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영업 조직에 내려보냈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되며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상황에서 무리한 영업을 벌이다 자칫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는 보험사 소속 직원이 아니라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영업을 통제할 순 없다"면서 "다만 영업 활동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해 지역단에서 동선과 접촉자 보고 등을 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코로나19로 영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어 우려하고 있다. 2019년 10월 기준 보험설계사 등 대면채널로 얻은 손해보험사의 원수보험료가 전체의 88.8%에 달한다. 생명보험사의 대면채널 비중은 같은 해 11월 초회보험료 기준 98.0%로 더 높다. 보험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이유다. 또 다른 대형사 관계자는 "아이가 있거나 어르신이 있는 가정은 보험설계사 방문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009년 '신종플루의 보험산업에 대한 영향 및 대응방안'에서 "대면접촉 기피 등을 유발하는 신종플루는 경제적 활동을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국내외 보험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킨다"며 "보험상품을 판매하고자 해도 잠재적 수요가 줄어들어 보험료수입을 증대시키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특히 생보사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크다. 생보사는 4월 상품 개정이 많아 연말부터 3월까지 절판마케팅이 활발하다. 생보사는 지금이 보험계약자를 늘리는 소위 '대목'인데, 잠재 보험계약자와 만남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는 주요 생보사가 4월부터 종신보험 등의 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있어 평소였다면 신규 보험계약자 유치에 열을 올렸을 시기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실적에 줄 타격이 어느 정도일지는 시간이 더 지나야 알 수 있지만, 시기가 좋지 않은 것은 맞다"며 "생명보험은 가입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어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영업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는 수순일 것 같다"고 밝혔다.

보험사는 다른 대체 영업 채널을 강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면영업에 치중돼 있어 마땅한 대체 채널이 부족하다.

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단기간에 확산된 것이기 때문에 영업 채널 전략 등을 수정할만한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며 "대면 접촉을 줄이는 방향으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검토 중이고 시스템 점검 등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국 영업조직에 현금 지원금을 지급해 지역별 상황에 맞게 대면 영업 외 택배를 통한 광고지 배포, 마스크와 손 소독제 지급, 전화 영업 등을 독려했다"며 "일단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mjh@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