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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코로나19에 기업 체감경기 급락···역대 최대 하락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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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가릴 것없이 전 산업에서 2월 기업 체감경기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를 보면 이번 달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모두 합한 전 산업의 업황 BSI는 한 달 전보다 10포인트 내린 65였다. 이는 2016년 2월 63을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다. 특히 하락폭은 2003년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대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유행한 2015년 6월, 유럽 재정위기가 온 2012년 7월,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11월에는 각각 9포인트씩 내리는 데 그쳤었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조사는 지난 11~18일 3242개 업체(응답 업체 3242곳)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대구·경북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20일 이후 상황은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향후 기업 체감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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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 BSI가 65로 전월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월엔 반도체 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반짝 반등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주저앉은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중국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71) 업종이 전월에 비해 무려 18포인트 급락했다. 중국산 부품을 구하지 못해 일부 완성차 업체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자동차(56) 업종의 체감경기도 18포인트 떨어졌다. 자동차 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금속가공(54)도 11포인트 내렸다.

음식점, 도·소매 업종이 속한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64로 전월대비 9포인트 하락했다. 낙폭은 메르스가 닥친 2015년 6월(11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소비가 줄면서 도소매업(59)이 13포인트 하락했고, 국내외 여객 및 물동량 감소에 운수창고업(60)은 24포인트 급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도 대기업(72)과 중소기업(58) 모두 11포인트씩 떨어졌다. 수출기업이 13포인트 하락한 72, 내수기업이 10포인트 내린 61이었다.

향후 업황 전망도 좋지 않다. 3월 제조업 업황 전망 BSI는 전월보다 8포인트 하락한 69, 비제조업 업황 전망 BSI는 6포인트 내린 68을 나타냈다. 전 산업 업황 전망 BSI는 69로 7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이 전날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하락했다. 이 같은 낙폭은 2015년 6월 메르스 때와 동일하며, 2008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세 번째로 큰 수준이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조사해 25일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도 기업의 80.1%가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상당한 영향을 받는 업종은 여행업(44.4.%), 운송업(33.3%), 자동차(22.0%), 석유·화학제품(21.2%), 도·소매(16.3%) 순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공장이 가동을 멈춰 생산이 중단되고 중국의 수요 감소로 인한 생산량 저하 등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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