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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작년 합계출산율 0.92명 역대 최저…인구 감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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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9년 출생·사망통계, 출생아 7.2% 줄어

가임여성 줄고 혼인연령 높아져…고령화 가속화

사망자수 29.5만명…인구 자연증가 사상 최저수준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92명으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출생아수는 전년대비 7% 가량 줄어 30만명대에 턱걸이했다. 출생아수의 감소폭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고령화로 사망자수는 증가세여서 앞으로 사망자수가 출생아수를 웃도는 인구 자연감소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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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한 아기용품 전시회에서 방문객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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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계출산율 2년째 1명대 미만…OECD 유일

26일 통계청의 2019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전년대비 0.06명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한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말한다. 합계출산율은 1970년만해도 4.53명에 달했지만 2005년 1.09명까지 급감했다. 2018년 0.98명으로 처음 1명대가 무너진 이후 2년 연속 1명대 이하에 머무르고 있다.

출생아수는 30만3100명으로 전년대비 7.3%(2만3700명) 감소했다. 30만명선은 지켜냈지만 통계청이 장래인구특별추계로 예상한 30만9000명보다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출생아수는 2016년(-7.3%) 이후 전년대비 7~11%대의 감소폭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추세를 감안할 때 올해 출생아수는 20만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인 조출생률은 전년보다 0.5명 줄어든 5.9명으로 처음 5명대를 기록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출산을 많이 할 연령대의 여성수가 줄고 있어 출생아수도 감소하는 인구 구조적 원인이 있고 혼인이나 출산 연령이 높아지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출생아가 급속도로 감소할수록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편인 고령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2017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65명이다. 한국이 회원국 중 유일한 0명대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도 OECD 중 최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통계청은 판단했다.

여성의 연령별 출산율(1000명당 출생아수)은 30대 초반이 86.3명으로 가장 높다. 20대와 30대 초반 여성 출산율은 감소했지만 40대 초반(7.0명)은 9.0% 증가했다. 혼인 연령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출산 연령 또한 고령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35세 이상 산모의 비중은 33.3%로 전년대비 1.5%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첫째아수는 16만8700명으로 4.6% 감소했지만 둘째아(10만8600명)와 셋째아 이상(2만5700명)은 각각 9.3, 8.9% 줄어 감소폭이 더 컸다. 첫째아 구성비는 55.7%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여아 100명당 남아의 수를 나타내는 출생성비는 105.7명으로 전년대비 0.3명 증가했다. 여아 100명이 출생하는 동안 남아 105.7명이 태어난 셈이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을 보면 세종이 1.47명, 전남 1.24명, 제주 1.15명, 충남 1.11명 등으로 평균을 웃돌았다. 서울(0.72명)을 비롯해 부산(0.83명), 대전(0.88명) 등 주로 대도시가 낮았다.

출생아수는 경기(8만3300명), 서울(5만3700명) 순으로 많았다. 세종(3만8000명)은 전년대비 3.2% 증가하며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출생아수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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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수와 합계출산율 추이.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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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망자수 감소에도 자연증가 8000명 그쳐

지난해 사망자수는 29만5100명으로 전년대비 1.2%(3700명)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수인 조사망률은 1.3%(0.1명) 낮아진 5.7명이다.

사망자수와 사망률은 2013년 이후 처음 감소했지만 2018년 한파 영향으로 사망자수가 급증한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판단이다. 김 과장은 “조사망률은 2010년부터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2018년 한파로 사망자수가 크게 증가했다”며 “2018년은 제외하고 조사망률은 최근 숫자 중에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성비로 보면 남자 사망률이 여자보다 1.2배 높았다. 60대의 경우 남성 사망률이 여성의 2.8배에 달했다. 사회활동이 많고 음주·흡연 등으로 질병에 상대적으로 노출이 많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풀이했다. 시·도별로는 경기(6만1000명)·서울(4만4000명) 순으로 많았다.

사망자수보다 출생아수의 감소폭이 더 커 지난해 인구 자연증가는 8000명으로 전년대비 71.7%(2만명) 급감했다. 이는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저치다. 인구 1000명당 자연증가율은 0.2명으로 같은기간 0.4명 줄었다.

지금 같은 추세대로면 올해부터 출생수아수보다 사망자수가 많은 자연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과장은 “출생아수가 계속 감소하고 고령화로 사망자수가 늘어나는 추세가 지속된다고 하면 올해 자연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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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자연증가 추이.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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