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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미 질병예방센터 “코로나19 미국 내 확산은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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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확산 예상하며 기업·학교·병원 등에 대비 권고

기존의 ‘유입 차단’ 외에 ‘확산 억제’에도 주력

의회에도 “미국 내 확진자 증가는 불가피” 보고

트럼프는 “사라질 문제…우리 정부 잘 대응하고 있어”

재선에 악재될까 속으로 걱정하며 겉으로는 달래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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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가 미국 안에서 대규모로 확산되는 것을 시간문제로 보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오는 11월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라질 문제”라며 그 위험성을 낮춰 말하고 있지만, 관련 당국은 긴장 수위를 바짝 올리며 기존의 ‘유입 차단’ 외에도 ‘확산 억제’ 대책에 함께 힘을 쏟는 모습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5일(현지시각)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이 불가피하다며, 미국인들이 이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다. 이 기관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결국 우리는 미국 안에서 지역사회 확산을 보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날 것이며 이 나라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질병을 갖게 될 것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메소니에 국장은 학교들은 학생들은 소규모로 나누는 등의 방식으로 대면 접촉을 제한할 방법을 찾고, 병원들은 긴급한 환자가 아니면 수술을 연기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것을 권했다. 또 기업들은 대면 회의를 원격업무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메소니에 국장은 말했다.

메소니에 국장은 코로나19가 애초 발원지인 중국 바깥의 지역인 한국, 이란, 이탈리아 등에서 급증함에 따라 이런 경고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객을 포함해 모두 5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밖에도 보건당국자들은 이날 상원에 비공개 브리핑을 통해 “미국 안에서 매우 심각한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확진자가 늘어나는 게 불가피하다”고 보고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에 더 많은 코로나19 발병 사례가 예상된다면서, 그 경우 마스크가 크게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발병시 의료 종사자들을 위해 약 3억개의 마스크가 필요하지만 현지 미국의 비축량은 3천만개라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이같은 보건당국과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려 애썼다. 코로나19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악재가 될까 속으로는 긴장하면서도 겉으로는 불안감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질병통제예방센터와 내 행정부는 매우 초기에 세계 일부 지역에 대해 미국 국경을 폐쇄한 것을 포함해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훌륭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국 금지를) 민주당이 ‘너무 이르다’며 반대했지만, 옳은 결정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야당을 공격했다. 그는 “지금까지 1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고, 계속 그렇게 하자”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도에서 기자들에게도 코로나19에 대해 “사라질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와 관련해 미국, 중국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지금 (문제가) 한국, 이탈리아, 다른 곳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모두와 대화했다. 그들은 모두 아주 열심히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루즈선에 있던 미국인 코로나19 확진자들을 귀국시킨 점에 대해 참모들에게 뒤늦게 화를 내는 등, 내부적으로는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장도 이날 질병예방통제센터가 경고 기자회견을 한 뒤 <시엔비시>(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걸 막아왔다. ‘밀폐’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밀폐에 매우 가깝다”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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