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이탈리아, 코로나19 ‘0번 환자’ 행방 오리무중... 주변국 불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산해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유명 관광지 산마르코 광장


이탈리아가 코로나19 확산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0번 환자’, 즉 최초 전파자의 행방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의 확진자는 322명(사망자 10명)에 달했다. 이는 유럽에서 가장 많으며, 전 세계에서 중국과 한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탈리아에서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21일 북부 롬바르디 주 코도뇨 마을에서다. A씨(38·남)가 검사 결과 이탈리아 첫 내부 감염, 즉 1번 확진자로 판명된 것.

문제는 A씨의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라는 것이다. 당초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중국 상하이의 회사에 근무하는 A씨의 친구를 유력한 전파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검사 결과 이 친구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보건 당국은 다시 해당 마을과 A씨가 자주 방문하는 카페의 단골로 알려진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감염 여부를 검사했다. 그러나 롬바르디 주지사 아틀리오 폰타나는 기자회견에서 “예상과는 다르게 검사한 모든 중국인이 음성이었다”고 밝혔다.

최초 감염 경로가 미궁에 빠진 사이에 A씨의 부인과 해당 병원 의사와 간호사, 환자, 직·간접 접촉자까지 39명이 무더기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가 지역사회를 줄줄이 감염시킨 ‘슈퍼 전파자’가 된 것이다.

이탈리아 보건 당국은 A씨를 감염시킨 ‘0번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스스로 회복됐을지도 모른다는 추론을 내놓았지만, 현지 언론은 “비과학적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롬바르디 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감염자가 발생한 베네토 주도 역시 감염원 추적에 애를 먹고 있다. 애초에 전파자로 지목됐던 중국인 사업가 8명은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말 로마의 국인 관광객 2명이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곧바로 선제적 대응에 돌입했다. 같은 달 31일에는 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등을 오가는 직항 항공편 운항을 3개월간 전면 금지, 중국 정부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강력한 대처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의 코로나911 감염은 국내를 넘어 주변국까지 확산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독일, 스페인 등 이탈리아의 주변 6개국에서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면서 유럽 각국이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AP통신은 25일 “이들 확진자가 대부분 최근 이탈리아에 체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연합뉴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