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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경찰까지 침투하는 신종 코로나…고개 드는 치안 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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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의심 증상에 종로경찰서도 폐쇄
한국일보

26일 조사를 받던 20대 피의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증상을 보이자 서울 종로경찰서 일부 사무실이 폐쇄되고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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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침투하며 치안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시민과 부대끼고 각종 사건사고를 현장에서 처리하는 업무 특성상 신종 코로나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마땅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까지 누적 기준 전국에서 자가 격리 조치를 받은 경찰관은 1,288명에 이른다. 신종 코로나 확진 경찰관은 4명이다.

경찰관서에는 경찰관뿐 아니라 매일 수많은 민원인과 피의자, 참고인 등이 들락거린다. 그 중 한 명이라도 열이 있거나 기침을 하는 등 신종 코로나 증상을 보이면 해당 경찰관서는 즉각 폐쇄된다.

서울 종로경찰서도 이날 오전 신종 코로나가 의심되는 피의자를 조사했다가 그가 머물렀던 시설 일부를 폐쇄하고 급히 방역을 했다. 해당 피의자를 접촉한 경찰관들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전날에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의 가족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청사 일부 구역 출입이 통제됐다. 이 경찰관은 신종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경찰청은 감염 차단 대책을 강화, 경찰관서 곳곳에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방문하는 사람들의 체온을 일일이 확인하도록 했다. 감염이 의심되는 시민을 만날 때는 보호복도 착용토록 했다. 참고인ㆍ피의자 등 수사관계인 출석 및 대면조사도 최소화하거나 급하지 않은 수사는 연기하는 방침도 세웠다.

하지만 여전히 대면조사가 필요한 사안이 적지 않고 관할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수행할 업무도 많아 현장에서는 해당 지침에 한계가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라고 해서 감염이 안 되는 게 아니다”라며 “외근이 많아 답답해도 하루 종일 마스크 쓰고 손 자주 씻는 거 이외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직장들처럼 자택 근무가 가능한 것도 아니라 경찰도 고심이다. 자가 격리 대상이 늘어나면 교대 근무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렇게 전파력이 강한 감염병이 도는 건 처음이라 경찰도 마땅한 대안이 없을 것”이라며 “치안 공백을 막기 위해선 결국 경찰 스스로 방역 체계를 철저히 갖추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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