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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TK 봉쇄' 수습 나선 與…미래통합당에 '신천지 옹호' 역공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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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적절치 못한 표현 송구…대구에 국가역량 집중"

당사자 홍익표도 "불안감 드려 매우 송구스럽다" 사퇴

총선 앞 또 악재 자초했다 비판에 서둘러 사태 진화

"통합당이 신천지 옹호" 프레임으로 여론 환기 시도

"확진자 급증, 국가체계 잘 작동한 증거" 논란 소지도

박광온 "외신 전달한 것…지적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인영(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26. photothin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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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형섭 정진형 윤해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6일 당정청 협의회에서 나온 이른바 '대구·경북(TK) 봉쇄정책'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TK 지역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던 차에 지역 봉쇄 발언으로 민심이 또다시 악화될 조짐이 보이자 신속히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많은 심려를 끼쳤다. 방역 전문용어상 감염 차단을 의미하는 의미였지만 용어 선택이 매우 부주의했다"며 "일상의 위협 속에 계신 시도민의 절박한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해 송구하다"고 TK 봉쇄정책 논란을 사과했다.

이 원내대표는 "대구·경북 시도민 여러분을 끝까지 지키겠다"며 "한 명 한 명을 지키기 위해 무엇도 포기하지 않는다. 비상한 각오로 대구·경북을 비롯한 대한민국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지역 민심 수습을 시도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번 논란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쟁은 금물이며 말 한마디도 코로나19 대응 전선에 구멍을 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며 코로나19와 관련한 발언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신중하지 않은 표현, 오해가 있는 표현을 통해서 혼란을 드리고 불안감을 드린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전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열린 긴급 고위 당정청 협의회 브리핑에서 홍 수석대변인은 "대구·경북 청도 지역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통상의 차단조치를 넘어서는 최대한의 봉쇄정책을 시행, 확산을 조속히 차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후 기자들이 봉쇄정책의 의미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요청하자 홍 수석대변인은 "정부 측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최대한 '이동'이나 이런 부분에서 일정 정도 행정력을 활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한 바 있다.

이는 마치 TK에 대한 봉쇄조치로 이동 제한도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 청도 지역을 중국 우한 지역처럼 봉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고 포털 사이트에서는 '대구경북 봉쇄'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자 민주당과 홍 수석대변인은 해당 발언은 방역적 차원에서의 봉쇄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역 출입을 통제한다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고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해명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를 놓고 인재영입 1호 원종건씨의 미투 폭로 논란과 임미리 교수 고발 등 각종 악재에 몸살을 겪었던 민주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또 한번 스스로 화를 불렀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서둘러 사태 진화에 나선 것이다.

홍 수석대변인도 결국 이날 오후 "단어 하나도 세심하게 살펴야함에도 대구·경북의 주민들께 상처를 드리고 국민의 불안감도 덜어드리지 못했다"면서 "이에 사과드리며 책임을 지고 수석대변인에서 물러난다.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를 놓고 연일 '정권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을 향해서는 TK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환자의 전파 감염원으로 지목된 신천지 교회를 옹호하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여론 환기를 시도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종교의 자유를 내세워 타인의 생명과 건강을 침해하는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행위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이 정치권에서 나와서는 안된다"며 "잘못된 시그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일부 정치인이 특정 교단에게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는데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이분은 대신 정부를 공격했다. 그러니까 이 기준이 도대체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 묻고싶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24일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신천지교회 신도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어떤 특정 집단에 대한 대책보다도 전국적인 사태"라며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밀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황교안 통합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온국민이 걱정하는 엄중한 시기에 통합당은 정부의 감염병 대응에 협력하기는 커녕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토론회를 열어서 참석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 받아 국회를 멈추게 한 사태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해야 마땅하다"면서 국회 임시폐쇄의 책임을 통합당에 물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26. photothin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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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확진자 급증은 우리나라의 방역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방역한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주장도 나와 또다른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미국 타임지는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로 한국의 뛰어난 진단 능력과 자유로운 언론 환경, 투명한 정보 공개, 민주적 책임 시스템을 들었다"면서 "이렇게 한국처럼 여러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나라는 없다.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한국의 국가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해외 한 언론의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정부의 신속한 초기 대응 때문에 지역사회 전파가 늦춰졌고 우리가 자체 진단키트를 개발해 의료기관들에게 보급하면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며 "그 예로 일본이 현재 1700여명을 검사한 수준에 머무르는데 우리는 3만6000여명을 검사했고 1일 1만명이 넘는 검사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교환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이유로 높은 진단능력과 자유로운 언론, 민주적 시스템 등을 꼽은 바 있다.

이수진 최고위원도 타임 보도 등을 거론하면서 "보건분야 전문가들이 한국 보건당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검사 처리 방식에 대해 극찬을 보내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코로나19 검사 속도와 규모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방대하다는 평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투명한 정보 공개로 온국민이 하나가 돼 코로나19 확산을 이겨내는 과정은 이후 닥쳐올 알 수 없는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전세계인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세계 속에 한류 열풍이라는 것도 있지만 이런 위기 속에 온 국민이 주인공이 되는 최고의 한류 방역체계가 빠른 시일 내에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를 놓고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집권여당이 정부 방역체계를 자화자찬한 것은 안일한 현실 인식을 드러낸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이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박광온 최고위원 측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의 보도 내용을 전달한 것을 두고서 일부 언론에서 마치 박광온 의원의 주장처럼 보도했다"며 "타임지의 기사 내용을 전달한 것은 우리의 역량을 믿고 서로 힘을 모아 코로나19를 극복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박 최고위원 측은 저녁 늦게 기자들에게 다시 문자를 보내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 민생이 힘든데 무슨 소리냐,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임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확진자 증가에 과도한 공포감을 갖는 것보다는 외신에서 높이 평가하는 부분, 즉 확진자를 조기에 검진하고 판정하여 공개하는 우리의 시스템과 역량을 믿고 더욱 힘을 모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 드리려는 취지였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formation@newsis.com, brigh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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