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1 (일)

코로나 탓?… 英외교장관에 회담 일정 '퇴짜' 맞은 강경화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예정됐던 한·영 외교장관회담 英측 요청으로 무산⋯ 英 "장관 개인 사정"
우한 코로나 국내 확산 영향 미쳤을 거란 관측 나와
中 왕이 부장에도 "입국제한 조치 철회" 요청했지만 사실상 거부당해

조선일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각) 영국을 방문해 맷 핸콕 보건복지부 장관과 면담 후 악수하고 있다. 당초 이날 예정됐던 한·영 외교장관 회담은 무산됐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에 우한 코로나(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유럽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각) 영국에서 하려던 외교장관 회담이 무산됐다. 영국 외교장관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회담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영국 외교부는 연기 요청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날 런던에서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과 회담을 할 예정이었다. 외교 소식통은 "라브 장관이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불가피하게 회담을 하지 못하게 돼 미안하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라브 장관이 회담 연기를 요청한 개인적인 사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강 장관은 라브 장관 대신 맷 핸콕 영국 보건복지부 장관과 면담했다.

양국 정부가 약속한 외교장관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은 외교적 결례다. 다만 영국은 대구·청도 지역에서 오는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우한 코로나 확산이 회담 무산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말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강 장관이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컸다. 이를 부담스러워 한 영국 외교부가 라브 장관 개인 사정을 들어 회담을 피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강 장관은 이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전화 통화에서 최근 중국 내 여러 지역에서 한국인 입국자에 대해 격리 조치 등을 취한 데 대해 "과도하다"면서 해제를 요청했지만, 사실상 거부당했다. 왕 부장은 강 장관의 요청에 즉답을 피한 채 "양국 간 인적 교류와 경제 협력에 대한 코로나19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한·중 우호를 지속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만 한 것이다.

외교부는 현재 우한 코로나 확산으로 외국에서 한국발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면서 '외교력 부재'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 장관이 유럽 출장에 떠난 것을 두고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은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국민들이 외국 입국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불편을 겪게 된 데 대해 안타깝고 또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사과했다. 외교부는 강 장관의 출장에 대해선 "국제회의에 가서 우리의 상황을 설명하고 유럽에서 독일과 영국 상황도 보고 제네바에서 유럽 전체에서 코로나19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파악하고 소통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희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