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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코로나19’ 확산 비상]정부의 “마스크 공급” 듣고 나온 대구·포항 시민들 헛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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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아직 못 받아” 진땀

전국에 실제로 풀린 곳 소수

인터넷 쇼핑몰은 ‘접속 장애’



경향신문

“농협? 우체국? 약국? 대체 어디서 삽니까”27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정부의 ‘마스크 긴급수급 조정조치’와 관련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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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27일부터 매일 마스크 350만장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구매하기 어려웠다. 공적 판매처로 지정된 우체국과 농협 등에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지만 대부분 빈손으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농협 등의 인터넷 판매처에는 접속자가 폭주해 오전부터 접속 장애가 빚어지기도 했다.

27일 우체국과 약국에서는 마스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고 농협 하나로마트도 일부 지역에서만 취급했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대구에서도 우체국에는 마스크가 보급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중구 국채보상우체국 창구 직원들은 마스크 구입 고객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 박종우씨(59·중구)는 “마스크가 가장 필요한 지역인데, 왜 팔지 않느냐”며 직원에게 언성을 높였다. 포항에서도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팔지 않아 시민들이 허탕을 쳤다. 이날 남구 이대동우체국을 찾은 배모씨(56)는 창구 직원으로부터 도심에서는 팔지 않고 내달 2일부터 읍·면지역부터 판매한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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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신암2동 우체국 앞에 시민들이 정부에서 공급하는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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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하나로마트도 공급 차질을 빚기는 마찬가지였다. 대구 지역 일부 하나로마트에서 마스크를 판매했으나 수요량을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성구 동대구농협 하나로마트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확보한 300세트(세트당 5장)를 내놓았으나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한모씨(35)는 “동네에 하나로마트가 없어 자전거로 30분 걸려 왔지만 허탕을 쳤다”고 했다.

전남 화순농협 하나로마트는 “정부의 마스크 공급물량은 ‘계약이 진행 중이다’라는 안내만 받았을 뿐 공급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농협 하나로마트 광교점도 3월 초부터 판매할 예정이라는 안내문만 붙어 있었다. 주부 김모씨(45)는 “정부 발표를 믿고 일부러 나왔는데 헛걸음쳤다. 농협 직원도 판매 날짜를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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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의 한 약국에 3월부터 마스크 판매가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우체국과 농협 등에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렸지만 물량 확보 문제로 판매 개시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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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몰 접속대기자 수는 이날 낮 12시, 3만명을 넘었고, 대기 시간은 3시간이나 돼 접속이 불가능했다. 마스크 물량이 없기는 약국도 마찬가지였다. 대전 둔산동의 한 약국 출입구에는 정부조달 마스크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안내문만 붙어 있었다. 인천공항 1터미널 3층의 한 약국은 정부가 약국에서 판매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마스크가 배송되지 않았다며 다소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우·백승목·최인진·강현석 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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