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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중국 내에서 갑자기 유명해진 '대구'와 '신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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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길게보고 크게놀기]2주전 마스크 구해 달라고 부탁했던 중국 친구, 이제는 한국 걱정

머니투데이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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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중국 상하이에 사는 중국 친구한테서 위챗으로 메시지가 왔다. 서로 간단한 안부를 주고 받다 친구는 약간 주저하면서 혹시 코로나19 방지용 마스크를 구해줄 수 없냐고 조심스레 부탁했다.

중국 친구는 상하이에서는 지금 마스크를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필자는 마스크를 구해보겠다고 대답하고, 아들만 있던 친구가 딸까지 낳았다는 얘길 듣고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몸조심하라고 덧붙였다. 중국 친구는 마스크를 못 구해도 괜찮으니 너무 신경쓰지 말라며 위챗 대화를 끝냈다.

그 다음 날부터 필자는 매일 인터넷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검색해봤지만, 결국 사지 못했다. 당시 한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0명대에 불과하던 때였는데도 말이다.

그러다 18일 신천지 교인인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제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산이 중국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큼 심각해졌다. 그 결과 중국 내에서 갑자기 ‘대구’가 유명해졌다. 1월초 우리나라에서 느닷없이 ‘우한’이 유명해졌던 것처럼 말이다. 중국에서는 우리나라 확진자 수 증가에 대해 갈수록 우려하는 추세다.

중국과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을 비교해보면 이해가 간다. 지난 26일 0시부터 24시까지 중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33명인데, 이중 후베이성(省)이 409명, 그 중에서도 우한이 383명을 차지했다. 중국 31개 성 중 후베이를 뺀 나머지 30개성의 확진자 수는 24명에 불과했다. 후베이성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희 잡힌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지난 26일 9시부터 27일 9시까지 24시간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49명, 대구에서만 340명이 증가했다. 중국은 우한을 봉쇄한 후 한 달이 지나서야 겨우 확산세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로부터의 코로나19 유입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신천지에 대한 내용이 보도되면서 신천지는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유명해졌다.

“전염병에는 국경이 없다” 지난 26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기자회견장에서 한 말이다. 특히 한중일 3국처럼 밀접하게 인적·물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인접국들은 더욱 그렇다. 물론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중국의 초동조치가 미흡했던 건 당연히 비판받아야 하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뿐 아니라 일본까지 코로나19를 확실하게 잡아야 우리나라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뿌리뽑을 수 있다. 쟈오 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한중일 3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다면서 중국은 한국·일본과 공동으로 질병통제 활동을 진행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중국인 입국을 전면적으로 제한하지 않았는데, 지난 26일 웨이하이 시가 한국인을 격리조치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여론은 발끈했다. 게다가 웨이하이 당국의 설명도 미흡했다. 하지만 사실은 중국인 승객 3명이 발열증상을 보여 승객 전원이 일괄 격리된 것이다. 한국인만 선별 격리된 건 아니다.

26일 밤 12시쯤 다시 위챗으로 중국 친구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뉴스를 보니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것 같다며 이번에는 필자의 안부를 묻는 내용이었다. 서로 안부를 주고 받으며 양국에서 코로나19가 빨리 잡히기를 진심으로 기원했다.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zorba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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