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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트럼프 정부, 코로나19 대응 신뢰 무너져…도시 '봉쇄' 후폭풍도 심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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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우한 코로나(코로나19) 대응이 너무 안이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떠오르며 예상보다 감염자수가 속출하자 투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 이외에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빠르게 퍼지면서 미국 당국이 중국 이외 지역에서 감염 예방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향후 상황이 심각해지면 미국은 도시 봉쇄를 하기에도 그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조선일보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그동안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지켰던 미국 다우지수가 24일(현지 시각) 1031.61포인트(3.56%) 하락했다. 2년 만에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이상 떨어지자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2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투자 전문가들이 미국 당국이 코로나19의 광범위한 발병을 막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있으며 이미 침체된 시장에 더 큰 단점을 추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밤 뉴욕 증시가 일제히 4%대 폭락하며 연일 주저앉자, 코로나19가 기업 이익과 전 세계 경제 성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은 바이러스의 세계 경제 손상 가능성에 대한 가격 조정과 자산 가격에 대한 추가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애쓰면서 이러한 우려가 지난 몇주 동안 코로나19 발병에 수반된 불확실성을 극대화시켰다"고 전했다.

투자 전문가들의 비판에는 그동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금까지 검사한 인원수가 너무 적었고 미국 도시를 ‘봉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백악관이 이러한 노력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포함됐다.

앞서 CDC는 웹사이트를 통해 "CDC팀은 지난 24일 현재 중국에서 오는 모든 항공편을 대상으로 미국으로 돌아오는 여행자들을 선별하고 있고 자체 모니터링 감독을 위해 미국 보건부에 의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렉스 아자르 미국 복지부 장관은 빠르게 움직이는 바이러스에 대한 3625개의 표본을 시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와 분석가들에게 이러한 얘기는 공허하게 들리고 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자문 회사인 비앙코 리서치의 제임스 비앙코 대표는 "이 코로나19에 대해 우리가 본 많은 것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의 코로나19 감염 사례수 계산의 정확성뿐 아니라, 일본이 자국 항구 중 한 곳에서 유람선 검역을 처리한 것, 지금까지 미국 당국이 감염 여부를 테스트해 본 비교적 적은 수의 사람들까지 당국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데 한 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관련 뉴스가 나올때 마다 뉴욕 증시가 출렁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저녁만 해도 코로나19의 위험성이 매우 낮다고 말하고 나서 전날에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임명해 다가오는 세계 보건 위기에 대응하라고 뒤늦게 지시했다.

비앙코 대표는 "감염자수가 대폭 늘어난 이란과 이탈리아, 한국과 같은 나라들처럼 미국에서도 얼마나 빨리 감염자가 늘어날 지에 대해 여전히 안일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미국이 중국 후베이성처럼 유사한 봉쇄 조치를 시행하게 되면 그 결과는 더 안좋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홍콩 제프리스의 사이먼 파월 주식전략가는 "금융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 중 일부는 이 시스템에 엄청난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월 전략가는 특히 미국으로 들어오는 여행 제한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중국 밖의 국가로부터 코로나19가 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는 특히 이란에서의 발병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란은 27일 코로나19 사망자수가 2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이외 국가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확인된 코로나19 사망률은 이란에서 약 10%로, 다른 곳에서는 약 3%에 불과하다.

파월 전략가는 최근 연구 논문을 통해 "트럼프 정부가 경제활동을 줄일 가능성이 적고 공급망 붕괴를 선택할 가능성도 적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이 미국에서 더 심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엑산테 데이터의 정책 및 위험 분석 책임자인 우터 종블로드도 "코로나19가 중국 밖에 많이 퍼지면서 CDC의 테스트는 미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발병을 막는 데 거의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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