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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안철수 "비례만 내겠다"…사실상 反文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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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국회 정론관에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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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핵심 지도층이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을 본격적으로 논의했다. 공교롭게도 정봉주 전 의원은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 창당을 선언했다. 정 전 의원은 민주당과 교감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이 비례용 위성정당 움직임을 본격화하자 진보진영인 정의당과 민생당은 즉각 거센 비난을 쏟아내 분열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여기에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가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해 비례정당화가 됐다. 사실상 중도·보수 야권 연대를 수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홍영표 전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포함한 핵심 의원 5명은 지난 26일 저녁 회동을 하고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을 논의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사실상 비례정당 창당을 본격 준비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무총장은 "(비례용 위성정당을 창당하기로) 모두의 뜻이 모인 것으로 합의하고 한번 잘해보자"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종민 의원은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창당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한 것 자체가 민주당이 비례용 위성정당을 창당할 명분이 됐다면서 이를 뒷받침했다. 5인은 구체적인 위성정당 창당 방법으로 독자적 신당 창당과 범진보세력 연대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 같은 논의에도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윤 사무총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를 훼손하는 일을 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비례정당을 창당하자는 얘기는 분명히 아니었다.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며 앞으로도 "우리가 '직접' 창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민주당 출신 인사를 비롯한 진보세력은 비례정당 창당을 28일 공식화했다. 정 전 의원은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열린민주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민주당과 교감은 없었다고 말했지만, 정작 '열린민주당'은 창당 이유에 대해 "미래한국당이라는 꼼수정당을 막는 동시에 외곽에서 민주당에 충격파를 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 정신을 계승한다고도 밝혔다.

민주당은 비례용 위성정당을 직접 창당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외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선 명확한 의견을 내놓지 않으며 방관하는 모습이다. 이 원내대표는 "여러 사람이 여러 곳에서 이래저래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과 민생당은 비판을 쏟아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꼼수를 따라 꼼수로 맞대응하는 것은 개혁입법의 대의를 훼손하고 개혁진보 세력이 공멸하는 길"이라며 "민주당의 공식 의견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문정선 민생당 대변인도 "'정치 코로나' 진원지는 미래통합당, '슈퍼전파자'는 민주당"이라며 "비례정당, 가짜정당이라는 정치 코로나까지 걱정하는 이중고에 내몰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4·15 총선을 앞두고 측근 의원이 잇달아 이탈하며 고전하던 안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역구 선거를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사실상 중도·보수 야권 연대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253개 지역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결정이 이번 총선에서 전체 야권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안 대표는 통합당과 통합이나 선거 연대 가능성과 관련해 일관되게 "통합도, 연대도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이날 전격적으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것은 사실상 통합당과 연대를 우회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지역 선거구에서 야권 후보를 선택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 주시고, 정당 투표에서는 미래 지향적인 정당을 선택해 반드시 대한민국 정치를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사실상 통합당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는 의미다. 한편 '안철수계' 의원 중 김중로·이동섭 의원에 이어 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도 통합당행을 결정했다. 이들 여성 비례대표 의원 3명은 오는 1일 통합당에 입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고재만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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