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中환자 4명, 완치 후 재확진…"살아있는 바이러스 없을수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시흥시 70대 여성 첫 사례

감염성 없는 바이러스 RNA 조각 탓일 수도

중앙일보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지난 24일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와 관련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8일 국내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후 다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나왔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라 나와 완치 판정 기준에 대한 재정립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검사 방법이 갖는 한계 탓이기 때문에 완치 판정 기준까지 바꿀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중국 우한의 우한대학 중난병원의 란란 박사 등은 27일 미국 의사협회 저널(JAMA) 온라인판에 실린 기고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완치돼 퇴원한 의료진 4명(33~36세)의 바이러스 검사 결과를 소개했다.



의료진 환자 퇴원 후 추적조사



중앙일보

26일 서울 송파구 다중체외진단전문회사 피씨엘(PCL)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코로나19 유전자 검사키트(PCLMD nCoV one step RT-PCR kit)를 시험하고 있다. 이 진단키트는 코로나19 확진 검사용으로, 고 민감도 검출을 할 수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완치된 의료진 4명에게 5일 동안 자가격리를 계속하도록 했고, 퇴원 5일 후부터 13일 후까지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방법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4명 모두에게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들 4명은 퇴원 전에 ▶3일 이상 정상 체온을 유지했고 ▶호흡기 질환이 해소됐으며 ▶흉부 컴퓨터 단층 촬영(CT)에서 삼출성 병변이 뚜렷이 호전된 사실이 확인됐고 ▶하루 이상의 간격을 두고 실시한 두 차례 검사에서 연속으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등 4가지 완치 판정 기준을 모두 만족했다.

이들은 자가격리 기간에 다른 호흡기 증상을 가진 사람과 접촉하지 않았고, 해당 가족들도 감염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적어도 완치 환자의 일부는 여전히 바이러스 보균자일 가능성은 있다"며 "현재의 퇴원 기준과 격리 해제 기준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퇴원 전에 실시한 RT-PCR 테스트 자체가 잘못된 음성 판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지만, 흉부 CT 촬영 결과나 다른 증상까지 고려하면 이들 4명의 환자는 일단 완치됐던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소수의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의료진이 아닌, 중증 질환자까지도 조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병의 예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코호트(집단)에 대한 장기 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역 바이러스 몇 달 후까지 RNA 배출



중앙일보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가 분리해 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연합뉴스


미국 뉴욕주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의 바이러스 전문가인 플로리안 크래머 교수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해서 감염성이 있는 바이러스를 계속 내보낸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밝혔다.

크래머 교수는 "홍역 환자의 경우 감염성 있는 바이러스의 배출을 중단한 몇 달 후까지도 바이러스 RNA(유전물질)가 검출될 수 있고, 다른 바이러스도 해당한다"며 "이것이 (완치 환자에게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검출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병을 일으키려면 온전한 RNA 가닥과 단백질 껍질이 있어야 하는데, 온전하지 않은 RNA 조각이 계속 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감한 RT-PCR 방법을 사용하면 조각난 RNA라도 검출이 되고 양성으로 판정은 되지만,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없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RT-PCR 방법은 전체 RNA가 아니라 타깃이 되는 일부분만 존재해도 양성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국내 첫 사례 여성 재입원



중앙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거듭되는 28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증상을 호소하며 방문한 시민들에 대해 상담과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앞서 임병택 경기도 시흥시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9일 시흥시 첫 번째 확진 환자(전국 25번째 환자)였던 매화동에 거주 중인 73세 여성이 퇴원 후 증상이 다시 발현돼 28일 오후 재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임 시장은 "해당 환자는 지난 9일 분당서울대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은 뒤, 추가 증상이 없고 검사 결과 2차례 음성 판정을 받아 지난 22일 퇴원했다"며 "그러나 27일 보건소에 경미한 증상이 있다며 자진 신고했고, 28일 오후 5시께 확진 환자로 통보됐다"고 전했다.

해당 환자는 퇴원 이후 계속 자택에 머물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를 성남의료원으로 이송하는 한편, 추가 동선이 있는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추가 역학조사가 이뤄져야겠지만 현재까지는 국내에서 발생한 첫 재발병 사례로 보인다"며 "해당 환자 거주지 주변에 대한 긴급 방역을 하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