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화웨이의 두번째 폴더블폰인 ‘메이트Xs’가 1만6999위안(약 294만원)라는 비싼 가격에도 홈그라운드인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화웨이 공식 온라인몰에서 26일 오전 10시 8분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했는데, 28일 오전 기준으로 구매 예약자가 42만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메이트Xs의 선전과는 별개로 눈길을 잡는 것이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판매시간이었습니다. 화웨이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메이트X와 메이트Xs를 모두 출시일 오전 10시 8분부터 팔기 시작했습니다.

화웨이 공식 온라인몰에 안내된 메이트Xs의 예약판매 및 공식 출시 일정. 모두 오전 10시 8분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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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시도 8시8분도 아닌 10시8분…왜?

우리나라에서는 한정판 제품을 팔거나 특정 이벤트가 시작하는 시간은 대개 정시인 경우가 많습니다.

삼성전자는 첫번째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를 지난해 9월6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했는데요, 공식 홈페이지(삼성닷컴)를 통한 판매 개시 시간은 오전 9시였습니다. 이후 3차례의 갤럭시폴드 예약판매는 모두 날짜가 바뀌는 당일 자정(0시)에 시작됐습니다. 최근에 출시된 ‘갤럭시Z 플립’ 판매는 14일 0시부터, 화제의 ‘갤럭시Z 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의 예약판매도 21일 0시부터였습니다.

중국에서라고 크게 다르진 않았는데요. 첫 출시 이후 중국에서도 수차례 예약판매를 진행한 갤럭시폴드의 판매 개시 시간은 하루 두번 예판을 실시한 ‘광군제’(11월11일)를 제외하곤 모두 오전 10시였습니다.

그래서 메이트X 출시 당시 판매 개시 시간(10시 8분)을 잘못 본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인들이 숫자 ‘8’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렇다면 왜 8시8분이 아닌 10시 8분일까 하는 의구심이 남았습니다.

화웨이측에 문의를 하니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직장인이든 사업가든 일을 하든 하지 않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전의 번잡스러움을 정리하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10시 정도라는 겁니다. 여기에 8분이 더 붙는 이유는 짐작하다시피 8을 길(吉)하게 생각하는 중국 문화가 반영된 것이고요.

화웨이 홈페이지에 게시된 주요 제품 이미지 사진. 메이트Xs(위)와 메이트P30 시리즈(아래) 모두 디스플레이 시계가 8시 8분에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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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들의 남다른 ‘8’ 사랑…‘대박’ 기원 의미도

중국인들은 숫자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좋아하는 숫자로는 6, 8, 9가 대표적으로 꼽히는데요. 이 중에서도 8을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유는 8의 중국어 발음 ‘바(八)’가 ‘돈을 번다’는 의미의 중국어 ‘파차이(發財)’의 ‘파’ 발음과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새해 인사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가장 많이 쓰지만 중국에서는 ‘재물을 많이 쌓으세요’라고 덕담을 건넨다고 합니다. 8에 대한 중국인들 남다른 애착이 상당히 뿌리 깊다는 점을 알 수 있죠.

이밖에도 6(六, 중국어 발음 liu)은 ‘流’(흐를 류, liu)와 발음이 같아 물 흐르듯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는 뜻으로 여겨지고, 9(九, jiu)는 ‘久’(오랠 구,jiu)와 발음이 같아 장수와 지속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모두 좋은 의미이지만 8의 경우 재물과 연관이 되고 발음이 비슷한 ‘發’이라는 한자가 발전한다는 뜻도 담고 있어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대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기에도 좋아 더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화웨이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스마트폰 전면 디스플레이의 시계가 모두 8시8분을(08:08)에 맞춰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빠른 성장을 거듭하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 자리까지 올라온 화웨이의 저력은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첨언하자면, 8에 대한 중국인들의 남다른 애정은 베이징 올림픽만 때도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중국이 2008년에 열리는 하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요. 유치에 성공한 중국은 개막식 시간을 2008년 8월8일 8시 8분 8초에 잡는 집착(?)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