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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

[르포]'피부숍·미용실' 간판붙은 그곳은 신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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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임차인 바뀌며 신천지 교인 50명 집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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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신천지 시설 현장점검반. /사진=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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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시의 신천지 시설 현장점검반이 기습 방문한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소재 4층 빌딩은 건물 절반이 '신천지 위장시설'이었다.

보도와 연결된 1층 마트를 지나 건물 내부에 진입하면 2층엔 미용실, 3층은 교회, 4층은 피부·비만·경락 등 미용 관련 시술소임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이 붙어있다.

계단으로 각 층에 올라가면 뜻밖의 상황과 마주한다. 2층엔 '아름드리', 4층엔 '도담도담'이란 명패가 붙은 신천지 위장시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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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신천지 위장시설 현장점검반. /사진=김지훈 기자





의심시설 90개 가운데 15곳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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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신천지 위장시설 현장점검반. /사진=김지훈 기자



당초 신천지가 밝힌 신천지 시설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서울시가 의심시설이란 신고를 접수해 지난 2월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2·4층을 긴급 폐쇄 조치하고 방역도 실시했다.

이처럼 시민 제보 등을 통해 확인된 의심시설이 90개이며 이 가운데 15곳은 폐쇄됐다. 이날 머니투데이가 현장점검반과 동행 취재하며 주민에게 물어본 결과 지금은 폐쇄 조치된 이른바 '교육관'에 월·수·금요일 등에 50명 가량 되는 신자들이 모였다고 한다. 더욱이 인근 또 다른 건물의 '대한예수교 장로회 새소망교회 교육관' 간판을 단 곳도 신천지 시설이었다.

서울시는 이날 새로운 신천지 위장시설 운영 여부와 함께 교인의 왕래가 계속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또 다시 현장 점검반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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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신천지 위장시설로 폐쇄 조치한 시설. /사진=김지훈 기자



박진희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수사관이 폐쇄 조치된 시설의 문을 두드려 보며 인적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는 "현장을 많이 다니는 편인데 교회, 피부관리실로 보이는 시설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시민들이 입구만 믿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점검반 일원인 김남수 서울시 문화본부 디자인정책과 디자인정책팀장도 "기타면 기타, 마사지면 마사지 하는 명칭을 달고 포교의 수단으로 썼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 빨리 사태가 진정돼 과거처럼 활력 넘치는 서울이 됐으면 한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코로나 사태로 각종 문화행사가 취소된 것에 안타까움을 지녔다고 밝힌 송한비 문화정책과 실무사무관은 거리에서 위장시설이 없는지 행인, 상가 주인 등을 상대로 탐문했다.



"신천지 위장시설 주변 스무 번 소독했다" 상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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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신천지 시설 인근 마트 진열대. /사진=김지훈 기자



신천지 교인들이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 집단 감염의 전파자 역할을 했다는 여론이 일면서 신천지 위장시설이 위치한 일대 상권은 사실상 초토화될 조짐이 보였다.

마트 점주인 김종범씨(60)는 스피커로 과일 가격을 알리는 동시에 "방역~방역~"하고 외쳤다. 김씨는 "손님이 옛날보다 반도 오지 않는다"며 "아침엔 딸기 1팩을 3000원에 내놨지만 잘 팔리지 않아 낮부터 2팩을 4000원으로 판다"고 말했다. 이어 "신천지시설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건물 현관에 찾아가 하루에도 20번 씩 소독제를 직접 뿌리고 있다. 어서 빨리 코로나 사태가 수습되기를 바란다"며 한탄했다.

박병현 서울시 문화시설과장은 "위험시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찾아서 폐쇄 등 시민 불안을 해소하겠다"며 "코로나 사태를 조기 극복해 시민들이 다시 일상생활로 빠르게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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