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과 관련해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빼고는 잘 관리되고 있단 점을 알려야 한다”는 취지로 주문하자 온라인 커뮤니티 일각에선 ‘맞는 말’, ‘차별’이란 측으로 나뉘어 설전을 벌였다.
지난 5일 오후 보도된 JTBC ‘뉴스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방역 실태를 보고받기에 앞서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감염과 대단히 이례적인 높은 감염률이 우리 방역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신천지를 제외하면 확진자는 분명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걸 세계적으로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신천지 관련 유무를 구분해 환자 통계 등도 관리하는 게 좋겠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주문은 코로나19의 지역 감염이 발생한 대구·경북의 신천지 관련 확진자를 빼면 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환자가 발생했단 점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한국발 입국을 금지 혹은 그 절차를 강화한 국가와 지역은 97개로, 이는 유엔 전체 회원국 193개의 과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는 국가가 크게 늘어나자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진화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도 보인다.
익명의 정부 고위관계자는 ‘2, 3차 접촉자까지 추적해 93%가 신천지와 연관이 있단 분석 결과를 내부적으로 공유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JTBC에 하기도 했다.
이 보도는 온라인 커뮤니티 엠엘비파크(MLBPARK)에서 공유돼 누리꾼 간 설전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공감하는 측은 “일본 크루즈처럼 신천지만 따로 통계 내면 한국 방역은 거의 완벽하다”, “우리나라도 신천지를 따로 통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신천지 사람은 우리 국민이 아닌가”, “신천지가 살인했나, 사기를 쳤나, 모든 걸 신천지 탓만 하다니…”, “대통령부터 나서서 특정 집단을 표적화하는 것은 올바른 게 아니다” 등 대립된 입장을 보인 의견도 맞섰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와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부터 14일간 요코하마항에서 선상 격리됐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따로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이 크루즈에선 706명, 나머지 일본 본토에선 364명의 확진자가 각각 나왔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JTBC ‘뉴스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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