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거주 38세 신천지 전도사 확진
다른 신도 3명과 콜롬비아 1년 체류
"해외 포교 목적"…나머지 3명 '음성'
확진자 일행, 정부 신도 명단엔 없어
21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한 미용실에 방역을 완료했다는 지자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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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에서 귀국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신천지 교회 전도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남미 방문자 중 확진자가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 당국은 신천지 집단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21일 "전날 오후 광주 북구에 주소지를 둔 A씨(38)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광주 지역 코로나19 환자는 19명으로 늘었다.
A씨는 다른 신도 3명과 함께 남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콜롬비아에서 1년 넘게 거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일행은 보건 당국에 "(신천지) 교세 확장을 위해 남미 지역에 머물렀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A씨 등 4명은 콜롬비아를 출발, 미국 뉴욕과 대만을 거쳐 지난 19일 오전 11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그동안 아시아·북미·유럽·아프리카 등에서 해외 감염 의심 사례가 있었지만, 남미 방문자 중 확진자가 나온 건 A씨가 처음이다.
하지만 보건 당국은 A씨 일행이 귀국 과정에서 미국 뉴욕과 대만을 거쳤기 때문에 남미 외 다른 지역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A씨 일행이 코로나19 집단 감염 진원지로 지목된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신천지와의 역학적 연관성도 조사하고 있다.
A씨를 제외한 다른 신도 3명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고 자택에서 격리 중이다. 이들도 모두 광주에 살고 있다. 하지만 A씨 일행 4명 모두 정부가 확보한 신천지 신도 전수 조사 명단에는 없었다고 보건 당국은 설명했다.
이에 신천지 측은 "광주시에 제공한 (신천지 신도) 명단에 새 확진자(A씨) 일행 신상을 고의로 누락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신천지 광주교회 관계자는 "신천지예수교회 총회 본부를 통해 지난 2월 26일 방역 당국에 해외 신도도 총 3만3281명의 명단을 제공한 바 있다"며 "이번 확진자는 해외 신도인 탓에 광주시 전수 조사 명단에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폐쇄된 광주 남구 신천지 송하시온교회 앞을 행인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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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일행은 입국 당시 별다른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20분쯤 공항리무진 버스를 이용해 오후 5시쯤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A씨는 이후 택시로 오후 5시25분쯤 광주 북구 자택까지 이동했다.
A씨는 20일 집에서 '일곡28' 버스를 타고 오후 1시45분쯤 동구 조선대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증상은 없었으나 '오랫동안 해외 생활을 했으니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보라'는 신천지 베드로지파 측 권유를 따랐다고 한다. 베드로지파는 신천지 전국 12개 지파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검사 결과 오후 6시쯤 확진된 A씨는 조선대병원 음압병상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A씨는 선별진료소 방문 당시 '자가격리'를 안내받았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 그는 선별진료소 검사 이후 오후 2시30분쯤 북구 중흥동 GS25중흥센터점, 오후 3시 동구 계림동 '송화헤어' 미용실에 들렀다가 오후 4시쯤 귀가했다고 한다.
보건 당국은 A씨와 함께 귀국한 신도 3명에 대해서도 증상 발현 여부 등을 감시하고 있다. 아울러 A씨와 한집에 사는 부모도 자가격리 상태에서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했다.
보건 당국은 A씨의 카드 사용 내용과 폐쇄회로TV(CCTV) 등을 분석해 구체적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광주광역시=김준희·진창일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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