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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사 설] 창구마다 장사진, 긴급자금 대출 통합 정보망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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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 접수가 시작된 25일 전국 62개 소상공인진흥공단(소진공) 지역센터에 장사진을 이룬 그들의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다. 새벽부터 센터마다 수백명씩 모였고 접수를 기다리는 줄이 300m에 달하기도 했다.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은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소상공인에게 1000만 원(특별재난지역 1500만 원) 이하를 보증서나 은행에 갈 필요 없이 소진공에서 5일 안에 직접 대출해 주는 제도다. 7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한 일반 긴급경영안정자금도 있지만 돈 나오기까지 2개월 가까이 걸리니 한시가 급한 소상공인에겐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제도다.

센터마다 소상공인들이 대거 몰려든 것은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에도 사전 준비 부족의 문제점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우선은 홍보 부족이다. 지난 19일 중기부의 직접대출 방안 발표이후 근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세부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길고 긴 대기끝에 창구 직원과 마주한 소상공인의 상당수는 자격이 안 되거나 서류미비로 퇴짜를 맞았다. 신용등급이 4등급 이하인 저신용 소상공인 가운데 연체와 세금 미납이 없는 경우라는 자격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직접대출을 받으면 일반대출은 중복으로 받을 수 없다는 점을 현장에 와서야 알고 고민 끝에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보다 더 많은 인원은 순서만 기다리다 업무마감으로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장사진을 이룬 소상공인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유인물을 나눠주거나, 하다못해 직원이 나와 큰소리로 알려줬어도 그런 사람들은 괜한 줄서기 헛고생을 하지 않고 돌아갔을 것이다. 번호표만 발행해주고 끝낼 일이 아니었다.

시스템 정비도 필수다. 대출에 필요한 서류나 절차를 확인하려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하려 해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거나 다운되기 일쑤였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그동안 은행을 통한 간접대출만 해오던 소상공인센터가 지금껏 해보지 않은 직접 대출을 하는 것이니만큼 제도 정착에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면서 이해를 구했지만 한가하게 들린다.

지역신보를 통한 긴급자금 대출이나 서울시의 민생금융 지원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대책은 이 밖에도 적지 않다. 지금이라도 이들 각기 다른 창구에서 벌어지는 지원사업들을 한데 모은 통합정보망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홍보와 정보제공 효과가 배가된다.

당연히 중소벤처기업부가 담당해야 할 일이다. 중기부 홈페이지에 별도의 창만 만들어도 될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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