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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총선 후보로 등록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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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피선거권 제한 연령 낮추어 온전한 참정권 보장해야

오마이뉴스

▲ 투표 ⓒ Photo by Element5 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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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6일)과 내일(27일) 이틀에 걸쳐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자 등록이 실시된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은 후보 등록에 분주한 모양이다. 어떤 후보들은 등록 절차를 밟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SNS에 게시하며 선거에 임하는 다짐을 밝히기도 한다.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가 시작되었다는 신호탄일 테다.

본선 후보자 등록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시점까지도 정치권은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기보다 정쟁과 권력 다툼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 거대양당의 위성정당을 둘러싼 논란,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 사이의 막판 지역구 공천 줄다리기를 앞에 두고 '정책선거'는 무색한 말이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 18세 청소년이 유권자로 참여하는 첫 선거라는 점에서 이번 총선이 가지는 나름의 의의를 찾게 된다. 하지만 '나름의 의의'조차 반쪽짜리에 그친다. 선거권은 보장받되 피선거권은 보장받지 못하는 만 18세부터 만 24세까지의 유권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왜 청년들은 후보로 나설 수 없는가

공직선거법 제16조 제2항은 '25세 이상의 국민은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1948년 3월 17일 미군정이 제정한 '국회의원선거법' 제1조로 제정된 이후 현재까지 단 한 차례의 개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입법기관이 법률에 의해 피선거권 제한 연령을 25세로 설정한 목적이나 취지를 알 수 없는 이유다.

피선거권 연령 제한 규정으로 참정권을 제한당하는 주권자의 수는 많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피선거권 없는 선거권자' 연령에 해당하는 인구수는 447만7185명에 이른다. 같은 시기 기준 부산광역시 인구(341만925명)와 비교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연령을 이유로 피선거권을 제한당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피선거권 연령 제한에 대한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는 계속되어 왔다. 피선거권 연령 제한의 근거는 물론 선거권과 피선거권 연령 제한 기준이 불일치하는 것에도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비판이다. 여러 차례 공직선거법 개정을 위해 정당과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렸으나,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정당은 피선거권 연령 제한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고, 헌법재판소도 피선거권 연령 제한 규정이 '합헌'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입장은 15년 동안 바뀌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5년 국회의원 피선거권 연령 제한에 대해 입법기관의 기준 설정 권한 범위를 넓게 보면서 ▲ 대의기관의 전문성 확보 요청, ▲ 국회의원의 대외활동능력과 정치적 인식능력에 대한 요청, ▲ 이에 필요한 교육, 경험 등에 소요되는 최소한의 기간, ▲ 납세, 병역이행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요청, ▲ 주요국가입법례 등을 고려하였을 때, 25세로 피선거권 연령을 제한한 것은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의 본질내용을 침해할 정도로 과도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처음 밝혔다.

이후 헌법재판소는 2013년, 2014년, 2016년, 2017년, 2018년 등 총 다섯 차례의 결정을 통해 사실상 동일한 취지와 이유의 기각결정을 내림으로써 기존 입장을 확고히 했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는 지난 2018년 6월 헌법재판소가 피선거권 연령 제한에 대한 헌법소원에 대해 합헌을 선고하자 "헌법재판소는 대의기관에 일정한 능력과 자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우리 모임은 대체 그 능력과 자질의 실체가 무엇인지 헌법재판소에 되묻고 싶다"면서 "그러한 능력과 자질은 유권자를 통해 '검증'되어야 하는 것이지, 이와 같이 연령에 따라 일률적으로 없는 것처럼 의제되는 현 실태는 결코 바람직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반박한 헌법재판연구원

이러한 취지의 비판은 시민사회뿐만 아니라, 지난 2019년 8월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인 '피선거권 연령 제한의 헌법적 검토'를 통해서도 제기된 바 있다. 심지어 해당 보고서는 피선거권 연령 제한 규정에 대해 기존 헌법재판소가 합헌의 근거로 제시한 각 쟁점요소별로 비판적 검토 의견을 상세히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대의기관으로서 일정한 능력과 자질이 필요하므로 현재의 연령 제한이 정당하다는 헌법재판소의 입장에 대해 "정치적 능력 및 대의활동 능력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적어도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향유할 수 있고, 스스로 판단에 의하여 결정할 수 있는 정도라면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서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대표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일반적인 시민에게 기대될 수 있는 정도의 의사결정능력, 대외활동능력과 다르지 않으며, 우리와 다를 것 없고 특별하지 않은, 우리 중 누군가인 시민이 대표가 되어 국정에 참여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자기지배가 실현되는 것"이라고 논박했다.

이어 보고서는 납세 및 병역의무 이행 등에 대한 유권자의 요청을 고려했다는 헌법재판소의 입장에 대해 "공직선거 시 입후보자의 정보에 대하여 공개하고 공개대상에 병역, 납세 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충분한 정보제공 하에 자유로운 선거가 시행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짚으면서 "병역미이행자, 체납자의 피선거권을 직접 제한하기 위함이 아니고 실제 그들의 피선거권을 제한하고 있지도 않는 바, 그 이행을 기대할 수 있는 연령을 피선거권의 사전적 제한 연령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보고서는 다른 주요국가의 입법례를 고려했다는 기존 헌법재판소 입장에 대해 "영국 등은 18세, 브라질 등은 21세로 피선거권을 규정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의 피선거권 연령 제한이 상당히 높은 것이 아닌가 지적할 수 있다"면서 "피선거권 연령 제한에 관하여 다른 국가의 정부 및 국회 형태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연령 기준을 비교하여 제한의 정당한 근거로 삼는 것은 단순화의 오류로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헌법재판소 헌법연구원의 보고서 내용은 지난 20년 가까이 선거권과 피선거권 제한 연령 인하를 요구하며 시민사회가 제기한 논리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위에서 기술한 논리들을 종합하여 보건대, 현행 공직선거법상 피선거권 연령 제한 규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입장과 그 근거는 합리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설령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기본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하며, 그 정도 또한 지나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위헌 내지 헌법불합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피선거권 보장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법률의 제개정을 맡고 있는 국회에 있다.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국회는 지금 어디 있는가. 아직도 민생과 관련 없는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제라도 국회는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국회를 이루고 있는 각 정당과 소속 정치인들은 정치개혁의 책임 있는 주체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라. 위헌 요소가 있는 법률을 헌법재판소의 위헌 내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와야만 개정하는 듯한 '뒷북 국회', '허수아비 국회'의 모습은 다시는 보이지 말아야 한다.

21대 국회가 개원 즉시 논의해야 할 것

책임 있는 국회를 위해, 21대 국회는 개원 즉시 공직선법 개정에 대한 논의에 착수하여 피선거권 연령 인하에 대한 토론에 돌입해야 한다. 각 정당은 선거권은 있되 피선거권은 없는 청년 정치인이 당사자로서 문제 해결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가지고 있는 핵심적 권한과 자원을 이양하고, 그들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법 개정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여야 한다.

지난 70년 넘는 세월 동안 계속된 '서울대, 50대, 남성'으로 대표되는 정치의 모습을 다양성이 빛나는 '청년정치'로 바꾸기 위해서라도 청년 당사자의 피선거권 자체를 보장하지 않는 공직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은 충분하다. 설령 법 개정 논의가 여의치 않은 현실을 마주한다고 하더라도, 각 정당은 개정 논의를 포기하지 말고 계속 전진시켜야 한다. 그와 별개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당과 소속 구성원의 주도로 다시 헌법소원을 제기하여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바꾸는 일도 시도해봄 직할 것이다.

정치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변화를 실현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21대 국회의 꾸준한 노력이 하루 속히 피선거권 연령의 합리화라는 결실로 맺어지기를 바란다. 하여 2022년 예정된 다음 지방선거 전에는 피선거권 제한 연령 규정이 합리적으로 개정되어 지금과 다른, 새로운 정치에 뜻을 가진 많은 청년이 출사표를 던지고, 후보자 등록일에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 등록을 하며 저마다의 승리를 다짐할 수 있기를, 한 사람의 청년 정치인으로서 간절히 소망해본다.

오승재 기자(dhtmdwo05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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