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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늘…퇴직연금 이달들어 1조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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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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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지역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모 지점은 매일 수백만 원씩 퇴직연금 인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어떤 날은 수천만 원 뭉칫돈을 내주기도 한다. 주변 기업에서 퇴직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저마다 연금을 해지한 뒤 돈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에 퇴직금 중간정산 등이 있어서 퇴직연금이 줄어드는 사례는 있었지만 최근 상황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금융업계 반응이다. 노후생활을 책임져주는 3대 연금으로 퇴직연금이 중요한 수단으로 꼽히면서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면 연금 자체를 없애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본인 퇴직연금을 유지하고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자금을 이체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황이 퇴직연금 해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퇴직연금 상위 6개 사업자(삼성생명·신한·국민·기업·하나·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확정급여( DB)형·확정기여(DC)형·개인형 퇴직연금(IRP) 등을 모두 포함한 퇴직연금 잔액은 119조53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20조5162억원을 기록했던 퇴직연금이 이달에만 1조원에 가까운 9772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불황 영향이 뚜렷해진 이달에 퇴직연금 잔액은 DB형과 DC형, IRP까지 모두 감소했다. DB형은 회사가 퇴직 적립금을 은행·보험사 등 외부 금융회사에 맡겨 운영하는 것으로 과거 퇴직금과 같은 형태다. DC형은 근로자 개인이 운용을 책임지기 때문에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금 액수가 달라진다. 지난 20일 기준으로 DB형 잔액은 67조6143억원으로 이달에만 2758억원 줄었다. 연말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1조6318억원으로 더 커진다. DC형(기업형 IRP 포함) 또한 33조8570억원으로 이달 5756억원 급감했다. 한영우 IBK연금보험 상무는 "불황으로 실업자가 늘면서 퇴직연금을 IRP로 전환하지 않고 찾아가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감소 추세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개인형 퇴직연금인 IRP다. 현재 퇴직금 제도에 따르면 직장을 옮기거나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가 됐을 때 퇴직금을 본인 명의 IRP 계좌에 적립할 수 있다. 퇴직금을 일시에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퇴직금을 IRP에 이체한 다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도 줄일 수 있다. 또 재취업이 됐을 때에는 본인 퇴직연금을 계속 이어가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지난 20일 기준 IRP 잔액은 18조677억원으로 전년 말보다는 1조원가량 늘었다. 문제는 최근 감소세다. 이달 들어서만 1258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이달 들어 DB형과 DC형에서 인출된 퇴직연금은 8514억원에 달한다. 평상시라면 이 자금 중 일부가 IRP로 이동해야 하는데, 오히려 IRP에서도 돈이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황의 그늘이 심해지면서 미래 생활수단이 될 수 있는 퇴직연금에도 사람들이 손을 대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퇴직연금 감소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2월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도소매업과 개인서비스업 등에서 취업률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고용안정사업 지원 현황은 6만2040건으로 지난해 12월 대비 무려 195%나 증가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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