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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기고] 성주류화와 포용사회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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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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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안부가 궁금하다. 확진 환자가 한 명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누군가의 방심에 탄식이 나오고 밀집된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에 모두 한 마음이다. 평등에 대한 염원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누군가 선택의 여지도 없이 신분적 불평등의 굴레에 갇힌다는 것은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신분에 따른 운명을 극복하려는 것을 사회적 선으로 삼은 것이 근대적 가치이다. 근대 사회에서 성평등은 당위가 된다. 초연결 사회에서 국가에 대한 평가는 경제적 차원을 넘어선다.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정책은 성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이다. 경제발전이 정책의 성과물인 것처럼 사회발전,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성평등은 성주류화 정책이라는 지렛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1995년 북경 여성대회에서 선포하였다. 인위적인 적극적 조치를 동반하지 않고는 ‘주변’이 중심과 연결되기 어렵다는 것을 전 지구적 차원에서 확인한 것이다. 성주류화를 위한 가시적 조치로 공공부문에서의 여성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여성임원 채용목표를 설정하여 관리하는 등 ‘적극적 조치’들이 다차원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주변부의 상황은 의식적으로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법이다. 북경 여성대회에서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강조한 이유이다.

성주류화 조치는 법을 만들거나 정책을 기획할 때, 예산을 편성할 때 의식적으로 성평등 관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성별영향평가, 성인지 예산, 성인지 교육이 주요 정책 수단이다.

성별영향평가는 정부의 주요 정책이 성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성차별을 해소하고 성평등을 실현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그동안 성별영향평가를 통해 개선한 정책 사례를 보면, 남녀의 신체적 차이를 고려한 지하철 손잡이 높이 개선, 화재로 인한 흉터장해 보험금 한도액을 남녀 동일하게 지급, 관습적으로 사용되는 성불평등한 용어 개선(예: 미망인→사별한 배우자) 등이 있다. 또 다른 수단인 성인지 예산 제도는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국가 재정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신설된 8개 부처에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실효성 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각 부처가 공공부문에서 여성대표성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 중앙부처 여성 과장급이 20.8%, 공공기관 여성 임원이 21.1%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였다.

여성가족부는 북경행동강령 채택 25주년과 유엔 안보리 결의안 1325호 채택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9월 국제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번 회의는 지금까지 성주류화를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을 살펴보고, 새롭게 직면한 과제에 대한 해결방안과 미래전략을 함께 모색할 것이다.

‘성평등’이 생활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역, 청년여성, 풀뿌리 시민단체들과 함께 정책형성 과정에서 다양하게 의견을 나누고 성주류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여 성평등한 포용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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