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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코로나 외교...일대일로 가입국 환심 사기 나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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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보는 中 '코로나 외교'

"中, 코로나 핑계로 1단계 합의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 높아"

"미중 2차전 염두에 두고 일대일로 참여국 위주로 세력 규합"

"한국, 줄 잘못 서면 제2의 사드 사태 올 수도"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가입국들을 중심으로 ‘코로나 외교’를 펼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가올 미·중 2차 분쟁을 대비한 중국의 지지 세력 규합”이라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 외교란 중국이 코로나 바이러스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 의료진과 물자를 지원하고 정상(頂上) 간 소통을 늘려 환심을 사는 전략이다. 중국은 이탈리아·이란·이라크·세르비아·캄보디아 등 5국에 의료진을 파견했고, 80여개 국가와 국제기구에 마스크 등 물자를 지원했다.
26일 김한권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 책임교수,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 전병서 경희대 차이나 MBA 객원교수 등을 전화 인터뷰했다.

◇ “미·중 2차전 재점화 가능성”
김한권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 책임교수는 중국의 코로나 외교에 대해 “향후 치열해질 미중 전략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방편”이라며 “아시아 국가는 물론이고 중국에 반감이 덜한 서방국도 중국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서 경희대 차이나 MBA 교수도 “코로나 발원지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세탁하고 중국 편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일단락된 미·중 분쟁이 2차전에 돌입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은 코로나 사태를 핑계 삼아 지난 1월 타결한 미·중 무역 협상 ‘1단계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의 코로나 외교는 미·중 분쟁 재점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경제 성과를 강조해온 트럼프가 미국 주식 시장이 무너지며 내세울 공적이 없어지자 중국과의 대립각을 이슈화했고, 중국은 코로나 외교로 맞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시진핑 주석의 추락한 권위 회복”
코로나 외교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추락한 국내 위신 세우기 측면도 있다. 김한권 교수는 “겉으로 많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중국 내에서 시 주석에 대한 원성이 컸다”며 “시 주석은 빠른 사태 수습을 넘어 중국이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이며 정치적 권위를 회복하려는 것”이라 지적했다.
박승찬 교수도 “시 주석이 국내외에서 리더십을 도전 받자 불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일대일로의 미래는 중국 경제 회복 속도에 달려”
중국의 코로나 외교가 일대일로 사업을 확장시킬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중국이 보내주는 의료진과 방역 물자는 지원받는 나라 입장에선 이 시점에서 가장 절실한 지원”이라고 말했다. 전병서 교수는 “미국·유럽이 코로나로 난장판이 되면서 역설적으로 발원지 중국이 제3세계에서 영향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승찬 교수는 “코로나 외교는 미봉책일 뿐”이라며 “일대일로가 중국 이익만 챙기는 사업이 아니란 것을 증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한권 교수는 “중국이 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느냐가 일대일로 사업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중국의 빠른 경제 회복과 국내 재확산 방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한국, 줄 잘못 서면 제2의 사드 사태 온다”
중국의 코로나 외교는 한국에 기회이자 도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승찬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중국이 공중위생 분야에서 일대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이 분야에 우위가 있는 한국이 협력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유화 교수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문화 일대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미·중 편가르기 싸움에 휩쓸릴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일대일로 사업 협력은 신중해야 한다”며 “자칫 줄 잘못 서면 ‘제2의 사드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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