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주식에 몰리는 뭉칫돈…거래대금·예탁금 폭증에 '묻지마 투자' 주의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날 거래대금 24조2770억원

하루 거래금액으로 사상최대

20조 이상 거래 올해만 4차례

투자자 예탁금도 40조 넘어서

악재 여전해 투자 신중해야

전문가 "美 경제 불확실성, 우리 기업 영향 상상 초월"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오주연 기자] 올해 증시 거래대금이 작년과 비교해 50% 이상 급증하고 증시 대기자금 또한 꾸준히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식시장에 몰리는 자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주요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것은 물론 미국과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4조277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거래금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코스피는 전날 하루에만 12조3741억원, 코스닥은 11조9028억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과거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거래대금이 20조원을 넘은 건 2018년 1월12일(20조8561억원)과 2018년 5월31일(20조3838억원)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20조원 이상 거래된 날이 지난 13일(21조5289억원), 19일(20조5076억원), 25일(22조2988억원), 26일(24조2770억원) 등 벌써 네 차례다.


특히 전날 코스닥 거래대금은 2018년 1월12일(12조84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코스닥 하루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전날을 포함해 2017년 11월21일(10조322억원)과 2018년 1월12일(12조840억원), 15일(10조7223억원), 17일(10조4814억원) 등 다섯 차례에 불과하다.


올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거래대금이 전체적으로 늘었다.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4조4740억원으로 작년 일평균 거래대금 9조2990억원과 비교해 55.6%(5조1753억원) 늘었다. 1월 11조8810억원, 2월 14조1750억원에 이어 이달엔 17조5190억원까지 급증했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점(2607.10)을 찍었던 2018년 1월 거래대금(15조810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코스닥에 비해 코스피 거래대금 증가가 상대적으로 컸다. 올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9091억원으로 전년(4조9900억원) 대비 60% 가까이(58.5%) 늘었고, 코스닥 거래대금도 전년(4조3090억원) 대비 52.3% 늘어난 6조5652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1조4400억원으로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인 지난 2월25일 30조7100억원보다 34.9% 증가한 것이다.


예탁금은 작년 12월 초까지만 해도 23조~24조원대 규모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 들어 국내 증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2000선 위로 올라오자 30조원대로 많아졌다. 특히 지난 10일 32조9000억원이었던 예탁금은 11일 33조200억원, 12일 34조800억원, 13일 36조1900억원, 18일 37조1100억원, 19일 38조3600억원 등으로 조 단위로 늘더니 24일(40조9900억원)엔 40조원을 넘겼다.


보통 증시가 내려앉으면 투자자 예탁금도 줄어든다. 그러나 이번 장은 다르다. 코스피가 1400선까지 폭락하는 등 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패닉을 보인 상황에서도 올초보다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쏠린 것이다. 이달 중순 이후부터는 매일 조 단위로 투자자 예탁금이 늘고 있어 눈에 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로 유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급등락장세가 증시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매수세와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팽팽하게 맞서며 대규모의 거래를 동반하고 있다"며 "자산배분상의 흐름으로 보면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에 여전히 악재가 잔존하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미국과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과 우리 기업들이 미치는 영향이 상상 이상이 될 수 있다"며 "당분간 증시에서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