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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 8일만에 확진 1만→10만···트럼프, 이 와중에 '코로나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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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 늑장 대응 비판 속좁게 앙갚음

확진자 1만명 돌파 8일 만→10만 4661명

트럼프 "100일내 산소호흡기 10만개 공급"

192개 도시 시장 "13만 9000개 필요하다"



트럼프, 워싱턴·미시간 콕 집어 "감사 않는 주지사엔 전화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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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자신을 비판한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를 콕 집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고마워할 줄 모르는 주지사들엔 전화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공개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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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종 코로나(코로나 19) 확진자가 27일(현지시간) 10만명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이후 한 나라의 감염자가 10만명을 넘은 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정부의 의료물자 부족 사태에 대한 늑장 대응을 비난한 워싱턴·미시간 주지사 두 명을 콕 집어 "고마워할 줄 모르는 주지사엔 전화하지 말라"고 했다.

존스홉킨스의대에 따르면 27일 자정 현재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10만 4661명, 사망자는 1706명이다. 지난 1월 21일 워싱턴주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1만명을 넘는 데 58일(3월 19일) 걸렸지만 이후 8일새 1만명→10만명까지 10배로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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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뉴욕시 2만 6697명(사망 450명)을 포함한 전체 뉴욕주 감염자가 4만 6093명(사망 603명)으로 가장 많고, 인근 뉴저지도 8825명(사망 108명)이다. 이어 캘리포니아 4880명(사망 100명), 워싱턴주 3723명(사망 175명), 매사추세츠 3240명(사망 35명), 플로리다 3198명(사망 46명) 등 동·서부 해안 6개 주에서 전체 감염자의 약 70%가 발생했다.

최근엔 중부 미시간(감염 3657명,사망 92명), 일리노이 (3027명, 사망 34명), 남부 루이지애나(2746명, 사망 46명)도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 주 최대 도시인 디트로이트와 시카고, 뉴올리언스가 제2의 뉴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미국의 213개 주요 도시 가운데 90%가 넘는 192개 도시가 산소호흡기 등 의료 물자 보족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시장협의회(USCM)는 이들 도시에 모두 2850만개 안면 보호구와 2440만개의 방호복을 포함한 개인보호장비(PPE), 790만개 진단키트, 13만 9000개의 산소호흡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전시물자 관련 국방물자생산법을 처음으로 발동해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에 "산소호흡기를 우선해 생산하라"고 명령했다. 연방정부와 GM이 협의로 8만개 생산 계약을 체결하려 했지만, 설비교체 비용으로 10억 달러 이상 든다는 이유로 계약이 계속 지연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100일 동안 미국 연간 생산량의 3배에 달하는 산소호흡기 10만개 이상을 만들거나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슬리 "대통령은 후방지원이 아니라 '쿼터백' 돼야" 비판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를 콕 집어 "(백악관 태스크포스 팀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내게 감사하지 않는 주지사와 얘기하는 건 시간 낭비니 전화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라고 공개했다. "나에게 고마워 않는 건 (임시 병원을 짓는) 육군 공병단과 연방재난관리청(FEMA)에도 감사하지 않는 것이며 옳지 않다"라고 하면서다. 이들 민주당 주지사가 연방정부의 대응을 비판한 데 대해 앙갚음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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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26일 전화회의 도중 "당신은 후방지원이 아니라 톰 브래디(슈퍼볼 우승팀 탬파베이 버캐니어스의 쿼터백) 같은 전투사령관이 돼야 한다"고 쏘아붙인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 주지사.[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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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슬리 주지사는 26일 트럼프와 주지사와 전화 회의에서 설전을 벌인 장본인이다. 의료장비 생산을 위해 국방물자법 즉각 발동을 촉구한 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는 후방지원(backup) 역할을 할 뿐"이라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우리는 당신에게 후방지원이 아니라 톰 브래디(올해 슈퍼볼 우승팀 쿼터백) 같은 전투사령관이 되길 바란다"고 쏘아붙인 바 있다.

휘트머 주지사도 앞서 "연방정부가 보낸 비축 물자는 우리 일개 병원이 한 번 교대 근무에 쓸 양밖에 안 될 정도로 한심하다"고 한 바 있다. 그는 이날 "대통령의 공개 비난에 의료장비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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