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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장기전 각오한다는 아베… "코로나 은폐 논란 있으나 내 생각은 달라" 변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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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세번째 주말 기자회견...“최악 사태 상정하며 감염확산 전력” / “중소·소규모 사업자·프리랜서 불안”.… 국민 전원 현금 지급 신중 / “의사가 필요 판단때 PCR 검사하도록 후생노동성에 지시” 주장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연기 결정 후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위기가 고조하는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장기전을 각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28일 오후 총리 관저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방자치단체와의 긴밀한 연대 아래 최악의 사태도 상정하면서 감염 확대 방지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에서의 감염자 급증과 관련해서는 “한번 폭발적인 감염증 확대가 발생할 경우 구미(歐美) 사례에서 시산(試算)하면 불과 2주간에 감염자 수가 30배 이상 뛰어오른다”며 “무서운 적과 불굴의 각오로 싸워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며서 “구미와는 달리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지만 방심할 경우 언제라도 급속히 확대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장기전을 각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주말에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2월29일, 3월14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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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7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이마에 손을 댄 채 눈을 감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앞서 이번 사태를 국난(國難)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코로나19 특별조치법에 근거해 설치된 정부대책본부의 첫 회의에서 “국난이라고 할 수 있는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공공단체, 의료관계자, 사업자, 국민이 하나가 되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2017년 북한의 미사일 연쇄 발사를 국난으로 규정한 뒤 이 표현을 다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열흘 정도 안에 코로나19사태와 관련한 긴급경제대책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아베 총리는 “국세·지방세의 감면, 금융조치를 포함해 모든 정책을 총동원하겠다”며 감염방지가 최우선인 현재 난국을 극복하는 것에 중점을 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중소·소규모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무이자 융자를 민간 금융기관에서 받을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는 것 외에 새로운 급부금(給付金) 제도를 마련할 구상도 나타냈다.

또 관심인 현금 급부 대상에 대해서는 “중소·소규모 사업자나 프리랜서, 개인사업자, 그리고 생활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아주 많다”며 “그런 분들이 사업을 계속하도록 하기 위해, 생활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현금 급부를 실행하고 싶다”고 밝혀 모든 국민에 대해 일률적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 현금 급부 규모에 대해서는 “리먼 쇼크 때의 경험이나 효과를 생각하면 타깃을 어느 정도 두고 대담한 급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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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28일 60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방송 보도. NNN 캡처


마스크 품귀 현상에 대해서는 “다음 경제대책도 활용해 생산을 증강해 필요도가 높은 시설에 확실히 공급을 확보해 나아가겠다”며 “전국의 의료기관에는 1500만장 이상의 의료용 마스크를 확보해 다음 주까지는 모든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지방자치단체)에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의 언급으로 사재기를 야기한 도시 록다운(Lock-down·봉쇄)에 대해선 “강제적인 벌칙을 수반하는 것이 아니라 (고이케) 지사가 어디까지 요청과 지시를 하는 것이어서 그 안에서 협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특히 PCR(유전자증폭) 검사와 관련해서는 “구미의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상당히 일본은 감염자가 적고 PCR 검사가 적다고 하는데 나도 거의 매일같이 후생노동성에 대해 ‘의사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반드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일본은 감추고 있느냐는 논란이 있지만 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쿄도에서는 올림픽·패럴림픽 연기 결정 후 코로나19 감염자가 △25일 41명 △26일 47명 △27일 40명에 이어 이날 60명이 새로 발생해 이번 사태 후 최다를 기록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30분 현재 일본의 감염자는 2329명(크루즈선 712명 포함), 사망자는 64명(크루즈선 10명 포함)이다. 전체 치명률은 2.8%, 크루즈선을 제외한 치명률은 3.3 %이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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