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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방역 구멍 찾아라"…165명 확진 나온 병원건물 집단감염 경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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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폐쇄 병동 환자들 외부 접촉 거의 없는데 다수 감염

연합뉴스

집단감염 발생한 대구 제2미주병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대구 한 병원 건물에서 환자 등 165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집단 감염 경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대구시에 따르면 달성군에 있는 대실요양병원과 제2미주병원에서 지금까지 각 90명, 75명 등 모두 16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신병원인 제2미주병원 환자 25명에 대한 진단 검사가 진행되고 있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두 병원은 지상 12층짜리 같은 건물에서 위, 아래로 나란히 입주해 있다.

건물 3∼7층에 자리 잡은 대실요양병원에서 지난 18일 병원 종사자 2명이 확진된 사실이 확인됐고, 19일 8명이 추가되더니 20일에는 환자 등 총 52명으로 확진자가 늘었다.

건물 8∼11층에 있는 제2미주병원에 대한 전수조사 계획이 세워진 것도 이때다.

보건당국은 21일 제2미주병원 종사자 72명부터 검사를 했고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6일에 환자 1명이 확진됐고 27일에는 50명 넘게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왔다.

문제는 제2미주병원 환자 대부분이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어서 외부 접촉이 거의 없었는데 어떻게 집단감염이 발생했느냐는 점이다.

감염경로와 관련해 이 병원 첫 확진자가 대구의료원에서 옮겨 온 환자라는 점이 우선 거론된다.

61세인 해당 환자는 코로나19 치료 거점 병원인 대구의료원 병상 확보를 위해 지난달 21일 제2미주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이 환자가 첫 증상을 보인 게 지난 24일로 병원을 옮긴 지 한 달여가 지난 시점이다.

또 대구의료원에 입원했을 때 병실 구조상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건당국은 이 환자가 감염 매개자일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은 제2미주병원 환자 등이 이미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실요양병원 환자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다.

하지만 제2미주병원과 대실요양병원을 연결하는 계단은 차단돼 있어 걸어서 드나들 수 없다.

두 병원 직원들이 같은 엘리베이터를 써 오긴 했으나 지난 19일 대실요양병원 무더기 확진자 발생 직후 엘리베이터 사용을 엄격히 제한했다.

물론 이런 조치가 감염병 확산을 완벽하게 막아준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신병원 특성상 폐쇄병동에 있는 환자들이 외부와 접촉할 일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감염 경로와 관련한 궁금증이 가시지 않는다.

이에 보건당국은 폐쇄회로(CC) TV 분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달 초부터 병원 건물을 드나든 사람이 누군지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환자 면회자 등 출입자 명단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16일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해 인력 부족으로 정신병원 환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제때 하지 못한 게 아쉽다"면서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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