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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네덜란드 "中마스크 130만개 리콜"...중국산 마스크·진단 키트 불량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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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 인근의 소도시 세리아테의 한 가톨릭 교회 본당 내부에 26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관들이 2열로 놓여 있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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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창궐하기 시작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마비시킨 가운데 중국이 각국에 보낸 마스크와 진단 키트의 불량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진 이후 바이러스 진앙지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 코로나19가 크게 번지고 있는 다른 나라에 마스크와 진단 키트를 보냈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코로나19 전염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에서 수입한 마스크가 품질 기준에 미달함에 따라 리콜 조치했다고 AF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 보건 당국은 성명에서 "1차 품질 검사를 실시한 후 기준 미달이라는 것을 발견했다"며 "2차 품질 검사에서도 중국산 마스크는 품질 기준을 맞추지 못해 선적된 물건을 전량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앞으로 중국에서 들어오는 추가 선적분에 대해서는 특별 검사를 실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는 해당 마스크를 중국 제조업체로부터 지난 21일 전달받았으며, 이미 일부는 병원에 보급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해당 마스크는 FFP2 제품으로 130만개가 리콜 대상이지만 60만개는 이미 병원에 유통됐다고 현지 NOS 방송이 전했다. 해당 마스크는 얼굴에 밀착이 안 되거나 필터가 불량이라고 NOS가 밝혔다.

스페인에서도 문제가 된 중국산 코로나19 진단 키트가 필리핀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29일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필리핀 보건부는 중국이 기증한 코로나19 진단 키트 중 일부가 낮은 정확도로 인해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리아 로사리오 베르게이어 차관은 전날 온라인 언론 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진단 키트와 비교할 때 중국산 첫 진단 키트들은 정확도가 40%에 불과해서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필리핀에 진단 키트 10만 개를 기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주필리핀 중국 대사관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가 기증한 두 종류의 진단 키트는 WHO 기준을 충족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전염병·임상 미생물학회는 중국 '선전 바이오이지 바이오테크놀러지' 사에서 수입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검사한 결과 그 정확도가 3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중국 내에서는 전 세계를 공포로 몰고 있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이 바이러스가 유래됐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여론전이 한창이다. 이탈리아 마리오 네그리 약학연구소 소장 주세페 레무치는 지난 19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과 인터뷰에서 "의사들은 지난해 12월 심지어 11월에 특히 노인을 중심으로 매우 이상하고 심각한 폐렴이 발생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중국에서 전염병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기 전에 적어도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에서는 바이러스가 유행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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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의 상황이 개선돼 서서히 정상화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의 둥펑 혼다 자동차 공장 노동자들이 23일 조립라인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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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 발언을 놓치지 않고 21일 '이탈리아 저명 학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이탈리아에서 이미 전파'라는 제목의 기사로 레무치 소장의 발언을 보도했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은 환구시보 보도를 대대적으로 퍼뜨리면서 레무치 소장의 발언은 코로나19가 중국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탈리아 기원설'을 주장하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레무치 소장은 24일 이탈리아 일간지 '일 포글리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중국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환구시보가 나의 발언을 인용해 대내외 선전용으로 삼고, 완전히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는 대학 교과서에 실릴 만한 사례로서, 과학 자료가 선전을 위해 어떻게 조작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무치 소장은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중국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중국 환자가 이탈리아로 여행했기 때문에 '이상한 폐렴'이 발생한 것이지, 이탈리아 내에서 자체적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 밖에도 중국 내에서는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부정하는 발언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중국 감염병 권위자로 소개되고 있는 중난산은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우한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군이 코로나19를 우한에 가져왔을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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