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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감염자 은폐’ 부인한 아베 “코로나, 장기전 각오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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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기자회견… ‘올림픽 연기’ 후 감염 급증 위기상황 반영 / “검사 적어 논란 있지만 생각 달라 / 의사가 필요 판단 땐 검사 받도록” / 도쿄 하루 68명 확진… 외출 자제령 / 누적 감염자 430명, 서울 앞질러 / 열흘내 긴급경제대책 마련키로 / 현금 전국민 일률 지급에는 신중 / 언론 “2021년 올림픽 7월23일 유력”

세계일보

기침하는 아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 도중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기침을 하고 있다. 도쿄=EPA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일본의 은폐 의혹을 부인하면서 장기전을 각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PCR(유전자증폭) 검사에 대해 “구미와 비교해 일본은 PCR 검사가 적다고 하는데 나는 거의 매일 후생노동성에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반드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일본이 (코로나19 감염 확산 실태를) 감추고 있다는 논란이 있지만 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감염자 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PCR 검사를 소극적으로 하고 있다는 국내외의 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감염자 급증 상황에 대해 “구미 사례를 가지고 시험적으로 계산해 보면 불과 2주 만에 감염자 수가 30배 이상 뛰어오른다”며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지만 방심할 경우 언제라도 급속히 확대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서운 적과 불굴의 각오로 싸워내지 않으면 안 된다”며 “장기전을 각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주말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연기 확정 후 일본에서 감염자가 급증하는 위기 상황을 반영한다.

아베 총리가 이번 사태를 국난으로 규정한 뒤 첫 주말(28∼29일) 일본에서는 33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29일 오후 10시 현재 감염자 2575명(크루즈선 712명), 사망자 65명(크루즈선 10명)을 기록했다. 봉쇄가 거론되는 도쿄의 경우 28일 63명에 이어 이날 다시 하루 단위로 가장 많은 6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68명 중 거의 절반이 다이토구의 종합병원 의사, 간호사, 환자여서 의료기관 내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양상이다. 도쿄의 누적 감염자는 430명으로 서울(오후 4시 410명)을 앞질렀다. 외출 자제령이 내려진 첫 주말 도쿄의 상당수 백화점, 영화관, 음식점이 임시휴업에 들어가 준계엄 상태를 방불케 했다. 마스크를 파는 약국이나, 마트에만 시민이 몰렸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열흘 안에 긴급경제대책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금 지급 대상과 관련해서는 정치권과 미디어에 거론되는 전 국민 일률 지급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중소·소규모 사업자나 프리랜서, 개인사업자, 그리고 생활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아주 많다”며 “그런 분들이 사업을 계속하도록, 생활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현금 급부를 실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금 지급 규모에 대해서는 “리먼 쇼크 때의 경험이나 효과를 생각하면 타깃을 어느 정도 두고 대담한 급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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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부인 벚꽃단체 사진 논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내 아키에(뒷줄 왼쪽)가 당국의 자숙 요청에도 3월 하순 도쿄 모처에서 연예인 등과 벚꽃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뉴스포스트세븐 홈페이지


당국이 단체활동 자숙을 촉구한 가운데 아베 총리의 아내 아키에(昭惠)가 인기 모델, 아이돌 그룹 멤버 등과 벚꽃을 배경으로 찍은 단체 사진이 지난 27일 주간지 뉴스포스트세븐 홈페이지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매체는 사진 촬영 시점은 이달 하순이며 장소는 도쿄의 모처라고 설명했다.

한편 1년 정도 연기된 도쿄올림픽이 내년 7월23일 개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NHK 등이 보도했다. 내년 7월23일 도쿄올림픽이 개막할 경우 종전 일정을 하루씩 앞당겨 올림픽 폐막은 8월8일, 패럴림픽 개막은 8월24일, 폐막은 9월5일에 진행될 수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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