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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코로나19’ 확산 비상]봉쇄될 뻔했던 ‘미국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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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뉴욕 등 3개 주의 격렬한 반대에 ‘격리 검토’ 철회

주민들 2주 여행 자제 권고…GM에 인공호흡기 생산 명령

NYT “뉴욕 전쟁터 방불”…911전화 폭주·환자 방치 사태



경향신문

병원선 뉴욕 투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28일(현지시간) 버니지아주 노퍽 해군기지에서 뉴욕주로 떠나는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를 지켜보고 있다. 컴포트호는 뉴욕항에 배치돼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한다. 노퍽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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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코로나19 진원지로 떠오른 뉴욕주 등 일부 지역 주민의 다른 지역 이동을 막는 ‘봉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곧 물러섰다. 대신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로 하여금 뉴욕·뉴저지·코네티컷 등 3개 주 주민들의 불필요한 국내 여행 2주간 자제 권고를 내리도록 했다.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에 인공호흡기 생산을 명령하는 ‘국방물자동원법’도 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는 지금 그것(강제격리)을 고려하고 있다”며 “단기간, 뉴욕에 2주, 아마 뉴저지, 코네티컷의 특정 지역”이라고 했다. 이후 트위터를 통해서도 “나는 ‘핫스폿’인 뉴욕, 뉴저지 그리고 코네티컷에 대해 격리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는 버니지아주 노퍽에서 열린 미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의 뉴욕행 출항식 연설에서도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은 ‘위험한 지역(hot area)’이기 때문에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에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격리는 봉쇄를 하겠다는 뜻이다. 우리가 중국 우한이냐”면서 “미국 전역에 담을 쌓기 시작하면 그것은 완전히 괴상하고, 비생산적이며, 반미국적”이라고 비판했다.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와 네드 러몬트 코네티컷 주지사도 비생산적이고 불필요하다고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트윗을 올려 “격리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물러섰다. 또 “CDC에 강력한 여행경보를 발령할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뒤이어 CDC는 3개 주 주민들에게 “14일 동안 꼭 필요하지 않은 국내 여행 자제를 촉구한다”는 경보를 발표했다.

한국전쟁 시절 만들어진 전쟁물자동원법도 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GM은 시간을 낭비했다. GM이 인공호흡기를 위한 연방 차원의 계약을 수용하고 이행을 우선순위에 놓게 요구하는 모든 권한을 보건복지부가 이용토록 지시하는 결정문에 서명했다”며 미국이 100일 이내에 인공호흡기 10만개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을 꼭 집어 생산을 명령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경합주이자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쇠락한 공장지대 오하이오주에서 GM이 공장 폐쇄 방침을 밝히자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를 맹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강경 보호무역주의자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을 ‘국방물자생산법 정책조정관’에 임명했다.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29일 오후 7시(한국시간) 기준으로 미국 확진자는 12만4686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전날 감염자 1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하루 만에 12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사망자는 2191명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는 뉴욕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뉴욕시에서 응급의료 서비스를 요청하는 911 전화는 보통 하루 4000여건 걸려오는데, 지난 26일에는 7000건이 넘는 응급전화가 걸려왔다. 2001년 9·11테러 이후 한 번도 보지 못한 통화량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한 뉴욕시 응급구조요원과 소방국 관계자 10여명은 시내 병원이 코로나19 환자들로 넘쳐나면서 일부 환자는 자택에 방치돼 있다고 밝혔다. 시 보건의료 시스템이 모든 환자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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